유영숙 환경부 장관(56 · 사진) 임명은 MB정부의 파격적인 인사 중 하나로 꼽힌다. 그만큼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지난 5월 발탁 때 '소망교회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사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렀다. 청문회 통과 후에도 환경부 수장으로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지난 7일 부임 100일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유 장관은 "모든 환경부 관련 현안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면서 몇몇 의혹에 대해서도 답변을 피하지 않았다.

▼청문회 때 상당히 곤욕을 치렀지요.

"청문회 때만큼 힘들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평생 동안 의혹받을 일 하고 살지 않았는데 상상 못할 일로 거론이 돼서 힘들었습니다.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떳떳하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물론 장관직 수행이 힘든 건 사실입니다. "

▼여전히 구제역 침출수,미군기지 고엽제,4대강 등 현안이 산적합니다.

"환경부 현안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침출수는 기존에 염려했던 것보다는 문제없이 잘 처리되고 있습니다. 환경부를 비롯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고엽제 문제도 환경부를 중심으로 우리 정부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미군도 매우 적극적인 자세로 협조합니다. 국민은 고엽제 조사 결과가 왜 이리 늦게 나오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자세히 검증하느라 시간이 다소 걸리는 것입니다. 4대강은 역사적인 사업입니다.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도록 환경부가 수질 개선 및 수생태계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환경부는 여전히 규제기관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습니다.

"환경은 먹는 물,쾌적한 공기 등 국민의 생명과 건강 유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분야입니다. 규제는 국민의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불가피합니다. 다만 기업 등 피규제자의 과도한 부담은 줄여가겠습니다. 또 규제 강화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산업시장을 창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들도 환경규제를 어길 수 없는 제약조건으로 인식한다면 공정개선,재료대체 등과 같은 적극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기술혁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온실가스 감축,화평법 등 환경규제에 대한 기업의 우려가 높습니다.

"이젠 기업에도 긴 호흡의 자세를 요구하고 싶습니다. 기업에선 편하고 쉽게 경제적 부담 안 느끼면서 일하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땅,대기와 자연은 우리 후손들에게 빌려 쓰는 것입니다. 기업들도 후손들에게 빌려 쓰고 있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잘 돌려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만 합니다. "

▼규제로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우리 기업들은 환경규제를 넘어 성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현대 · 기아차입니다. 현대 · 기아차는 지난 5월 미국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었습니다. 뉴욕에선 10대 중 1대가 한국산이라는 얘기입니다. 정말 칭찬하고 싶습니다. 다만 역사적으로 보면 수도권의 대기가 1990년대만 해도 매우 나빴습니다. 주범은 자동차 배기가스였습니다. 그래서 당시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을 높였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 · 기아차를 비롯해 자동차 회사들은 청정기술을 개발하는 등 고통을 감내하고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시대를 앞서 국제적으로 튼튼한 역량을 키웠던 것입니다. 정부도 기업의 역량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

▼최근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조직이 누구를 필요로 하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한지,아니면 성장을 위해 조직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공공기관장 인사는 매우 적당하다고 봅니다. "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