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물기업인 프랑스 베올리아워터의 지난해 매출은 121억유로(15조원)에 달한다.

베올리아워터는 현재 전 세계 67개국에 진출해 1억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물을 공급한다. 1853년 프랑스 리옹에서 창업한 이후 오로지 '물산업'에만 주력하면서 축적된 물기술과 노하우 브랜드 이미지 덕분이다.

국내 물기업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베올리아워터 매출의 20% 수준인 3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국내 물산업시장 규모도 12조원에 불과하다. "블랙골드(석유)가 저물고 블루골드(물) 시대가 도래할 것"(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천)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국내 물산업의 현주소는 여전히 세계 수준과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년엔 924조원까지 성장

'블루골드' 물시장…佛 베올리아 年15조 번다
전 세계 물산업시장은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도시화 및 산업화 확산의 영향으로 크게 성장하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4831억달러(516조원)에 달한다.

2020년까지 연평균 6.5%씩 성장해 8650억달러(92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해외 기업들은 20세기 초부터 물산업시장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현재 세계 10위 물기업 중 9곳이 프랑스 등 유럽 기업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세계 1,2위를 다투는 프랑스의 '베올리아워터'와 '수에즈환경'이다.

국내에선 두산중공업,코오롱,현대엔지니어링,삼성엔지니어링 등이 1990년대부터 중동 동남아시아 등지로 진출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00년대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사우디아라비아 쇼아이바 등 중동지역 담수(淡水)플랜트시장에 진출,세계 해수담수시장 점유율 1위(40%)로 올라서기도 했다.

환경부 환경산업팀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한국 기업들도 중동 지역 담수플랜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 · 하수도 분야 본격 진출해야

전문가들은 국내 물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해수담수 분야에만 치우쳐 있다고 지적한다. 해수담수화 비율이 전체 물산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반면 상 · 하수도 분야는 75%에 달한다. 이 때문에 베올리아워터,수에즈환경,아메리칸워터 등 해외 대표 물기업들을 따라잡으려면 상 · 하수도 분야에 본격 진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대표적 물산업인 상 · 하수도가 국내에선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 중심으로 운영된다"며 "외국 기업에 비해 민간 기업들이 운영 및 관리 노하우를 쌓는 게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에선 1800년대 상수도 보급이 시작된 이후 민간 기업이 정부로부터 상 · 하수도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해 왔다. 수도 요금 같은 주요 결정은 지자체가 하는 대신 민간 기업은 운영 · 관리 기술을 쌓으면서 전문적인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찬희 환경부 녹색환경정책관은 "정보 제공부터 자금 지원까지 물기업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2020년까지 베올리아워터 같은 글로벌 스타 물기업 8개를 만들고 이를 통해 3만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물산업

깨끗한 물을 생산해 최종 수요자에게 공급하고,사용한 물을 다시 자연에 흘려보내기까지 과정에 관련된 모든 산업.단계별로 구분하면 취수에서 생활용수를 포함하는 상수도,해수 담수화,공업용수,하수도 및 재처리 분야 등으로 구분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