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 출마를 시사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청년층에서는 가히 '안철수 신드롬'이 일고 있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안 교수가 무소속으로 나설 경우 내년 총선 ·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서울시장 보선은 완전히 새로운 판으로 전개될 게 예상된다. 박원순 변호사도 야당 후보로 나설 태세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선거 판도가 '신진 대 기성'의 구도로 짜여지고,구태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물갈이 요구가 거세질 것이란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이른바 명망가의 출현은 기존의 부패한 정치권이 자초한 결과다. 가치와 이념을 추구하는 정당이 아니라 지역주의와 포퓰리즘에 함몰된 당파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등을 돌린 유권자들이 많고 정치변화에 대한 바람도 큰 것이다. 나라 장래야 어찌되든 표만 된다면 영혼까지 팔겠다는 부나방들이 모인 곳이 바로 정치다. 성희롱 발언 파문을 일으킨 동료의원을 구하기 위해 의사당 문까지 걸어 잠그고,툭하면 거리로 뛰쳐나가는 정치에 대해 국민들은 기대를 접은 것이다. 그러나 때는 이때라며 안철수,박원순 씨 등이 정치판에 나서는 것은 본인에게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안철수 씨는 특히나 그렇다. 그토록 한국의 IT를 걱정하더니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를 따라잡을 생각은 아예 없다는 것인지.조금 알려졌다고 "나도 정치판"식의 바람이나 타보자는 것이 바로 한국 지식인의 문제요,소위 사이비 전문가들의 고질병이었다. 박원순 씨도 마찬가지다. 봉사에 평생을 바친 것이 정치 디딤돌이었다는 것인지.한국 정치의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