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들이 치즈 생산…제조공정 공개로 신뢰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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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에 일자리…사회적 기업 25시 - 스페인 사회적 기업 '라 파제다'
정신질환자들이 치즈 생산…제조공정 공개로 신뢰구축
정신질환자들이 치즈 생산…제조공정 공개로 신뢰구축
그중에서도 스페인 낙농기업인 '라 파제다(La Fageda)'는 정신질환 환자들을 고용해 스페인 유제품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르는 등 사회적 기업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라 파제다의 창업주 크리스토발 콜론 박사는 대학 시절 자신이 전공한 정신의학을 바탕으로 정신질환 치료에 관한 연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이 어떤 일에 몰두할 때 치료효과가 크다는 점을 발견하고 정신질환 환자들이 낙농목장을 운영하는 '라 파제다'를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콜론 박사가 낙농업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낙농업이 제조업 등 다른 업종보다 공정이 간단해 환자들이 쉽게 업무를 익힐 수 있다는 점과 유제품은 가격변화로 수요량이 크게 바뀌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콜론 박사의 기대와는 달리 주변사람들은 라 파제다의 실패를 점쳤다. 정신질환자가 만든 우유를 누가 사먹겠냐는 이유에서였다.
라 파제다는 이런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제품과 소비자 간 신뢰를 구축하는 데 힘썼다. 치즈,요거트,우유 등 각 상품군마다 제품을 생산하는 직원들의 얼굴을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해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소비자들이 목장을 직접 방문할 수 있는 '가이드 투어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젖소에게 원유를 얻는 모습부터 제품의 소독,포장까지 제조공정 전 과정을 공개해 소비자와 기업 간 벽을 허물었다.
'이윤 추구를 위한 사업활동을 하되 이윤 극대화는 추구하지 않는다'는 회사 방침을 지키기 위해 일정 수익을 회사 직원들에게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