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에서는 중소형주 등 소외주의 전망이 밝다고 하지만 고객들에게는 대형주가 유망하다고 권합니다. "

2일 한 대형 증권사의 서울 강남지역 PB팀장은 요즘 어떤 종목을 고객에게 추천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수가 반등하는 시기에는 본사에서 추천하는 중소형주보다 대형주의 상승폭이 크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8월 이후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전망이나 투자전략에 대한 일선 PB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적중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A증권사 대치역 영업점의 PB는 "본사 분석은 참고만 하고 악재와 호재의 의미를 고객과 함께 해석하고 전략을 짠다"고 말했다.

테헤란로 B증권사의 지점장은 본사의 전망과 정반대의 투자전략을 구사한 덕분에 위험을 피했다. 지난 7월 말 고객들에게 주식과 펀드를 대거 환매해 현금 비중을 70%까지 늘리도록 권유했다. 이로 인해 8월 이후 진행된 급락장을 피해갈 수 있었다. 이 지점장은 "8월 초까지만 해도 장밋빛 전망 투성이었다"며 "고객들의 투자수익이 목표했던 수준에 도달해 주식 관련 자산을 정리토록 권유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PB들을 관리하는 본사 영업팀에서도 PB들의 '차별화된 행보'가 싫지 않은 분위기다. C증권사 영업팀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가운데 개별 투자자가 각개전투를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알아서 투자전략을 짜면 나중에 손실이 나더라도 책임 추궁을 덜 받는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