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3임방'…"우린 행시 24회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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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 '해결사' 임태희 '마당발' 임채민 '윤활유' 임종룡
임태희, 비정규직·복수노조·남북 비밀접촉 주도
임채민, 인맥 넓고 활달…임종룡, 업무능력 인정
임태희, 비정규직·복수노조·남북 비밀접촉 주도
임채민, 인맥 넓고 활달…임종룡, 업무능력 인정
이들의 출발점은 같았다. 1980년 행정고시 24회 동기다. 그 이전까지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지만 연수원 시절부터 세 사람은 선의의 경쟁 관계이면서도 사석에선 서로를 존중하며 스스럼없이 형 · 동생하는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임태희 실장의 한 측근이 1일 전했다. 세 사람 모두 연수원에서 상위권 성적을 내며 경제부처로 발령을 받았다. 임태희 실장과 임종룡 내정자는 재무부에 들어갔고, 임채민 내정자는 상공부를 택했다.
임태희 실장과 임종룡 내정자는 재무부와 재정경제부에서 20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다가 임태희 실장이 1999년 정치권 입문을 위해 사표를 내면서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임태희 실장은 2000년 성남 분당을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정치권으로 방향을 튼 데는 장인이자 1980년대 거물 정치인이었던 권익현 전 민정당 대표의 영향이 컸다.
세 사람의 성격은 다소 이질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적 고비 때마다 임태희 실장을 해결사 역할을 하는 '조커'로 활용했다. 비정규직 문제와 복수노조 등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 있던 2009년 그를 고용노동부 장관에 전격 발탁한 게 대표적 예다. 그는 그해 말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북측과 극비리에 접촉했다. 이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표 측과 껄끄러운 일이 있을 때 임태희 실장을 메신저로 보내곤 했다. 현안 조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임채민 내정자는 성격이 활달해 인맥이 넓고 정치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종룡 내정자는 비교적 조용하면서 업무 처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게 과천 관가의 일반적 평가다. 한 관료는 "임종룡 내정자는 후배들의 허물을 보듬어 자신이 책임을 지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승진은 임태희 실장이 가장 빨랐다. 그는 3선 의원을 지내면서 한나라당 대변인 · 정책위 의장,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고용부 장관을 거친 뒤 지난해 대통령 실장직을 맡았다. 임채민 내정자는 2008년부터 지식경제부 1차관으로 일하다 지난해 8월 장관급인 총리실장으로 승진했다. 임종룡 내정자는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거쳐 지난해 4월 재정부 1차관에 임명됐다.
세 사람은 평소 서로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임태희 실장 측 관계자는 "임 실장은 평소 '우리 동기 중 업무 능력을 따지자면 임종룡과 임채민이 1,2등을 다툰다'고 여러 번 언급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주요 직위에 오른 이들이 화합의 목소리를 내면 내각의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윤선/홍영식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