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34)가 11개월 만에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대회에서 보기플레이어처럼 9홀에 45타를 치는 수모를 당했다.

박세리는 1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한화금융클래식 첫날 전반 9개홀에서 더블보기 3개,보기 3개로 9오버파 45타를 기록했다. 전반 스코어만으로 보면 출전선수 107명 중 꼴찌다. 박세리는 1번홀(파4) 티샷이 '로스트볼' 처리가 되면서 급격하게 페이스를 잃었고 소화불량까지 겹쳐 악전고투했다.

박세리는 후반 들어 10,14번홀에서 잇따라 버디 2개를 잡아 컨디션을 되찾는 듯했으나 17번홀 보기에 이어 18번홀 티샷 OB로 더블보기를 범했다. 결국 10오버파 82타로 공동 101위에 그쳤다.

박세리의 9홀 45타는 처음이 아니다. 2005년 6월 미LPGA투어 숍라이트클래식 3라운드에서 14오버파 85타로 망가졌을 때 전반에 45타를 쳤다. 지난해 5월 트레스 마리아스챔피언십 첫날 11오버파 84타를 기록한 당시에도 후반에 45타가 나왔다.

국내에서는 9홀 45타를 친 적이 한 번도 없다. 18홀 스코어로 가장 나쁜 것은 프로 데뷔 첫해인 1996년에 작성한 77타였다. 82타는 국내 투어에서 기록한 최악의 스코어다.

박세리는 이 대회가 끝나자마자 오는 5일 서울 여의도 KDB산은금융그룹 사옥에서 3년간 후원계약 조인식을 갖는다. 새로운 스폰서를 볼 면목이 없게 됐다. 자신을 '롤 모델' 삼아 골프를 배워 온 '세리 키즈'들에게도 무안하게 됐다.

첫날 선두 서보미는 5언더파 67타로 2위 김다나에게 1타 앞섰다. 신지애는 1오버파 73타로 공동 18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