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과 함께 세계 3대 조선업체로 꼽힌다. 거제도에 있는 약 429만7520㎡의 부지에 드라이 도크(dry dock) 2개와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 4개를 갖고 있다. 보통 선박건조 설비 회전율이 10~11회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연간 60~70척/기의 선박 및 해양설비를 건조할 수 있는 규모다.

◆'주인없는 회사'의 핸디캡 극복

대우조선해양은 1998년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중공업에서 분리돼 워크아웃을 겪었다. 이때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이후 산업은행이 31.26%,자산관리공사가 19.11%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어 '주인 없는' 시기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으로 인해 일관된 투자와 경영상황이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경쟁업체 대비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05년 이전까지 상위 3개 조선업체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인 영업실적 결과는 2005년 이후 역전되기 시작했으며,장기간 경쟁업체 대비 가장 낮은 이익률을 기록하는 회사로 남아있어야 했다.

장기간의 추이를 바탕으로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수주량이 적은 기간이 오래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판단된다. 2010년 하반기 이후에는 다시 비슷한 사업 사이즈의 경쟁사인 삼성중공업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 시작했지만,지속성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 회복에 대해 재확인의 눈빛을 보내고 있는 측면이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고유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다. 에너지 산업과의 연관성을 높여 장기적인 성장성을 갖춰가고 있는 게 구체적 사례로 꼽힌다. 앞으로 10년의 시장은 글로벌 에너지 소비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난 10년간의 조선시장이 세계시장의 물류량 확대에 발맞춰 성장해 왔다면,향후 10년간 수요가 확장국면에 들어갈 수 있는 분야는 에너지시장이기 때문이다.

◆에너지산업과의 연관성 강화

수주시장에서도 이제 조선업의 최대 고객은 해운업체가 아닌 에너지업체다. 과거에는 시리즈로 발주되는 대규모 상선 수주를 기본으로 하고 소량의 고가 해양플랜트 수주를 받았지만,요즘은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주를 전체 신규수주 중 절반 넘게 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빅3 조선업체의 신규수주를 해양과 상선으로 나눠 금액을 산정해보면 해양수주 금액이 총 수주의 58.7%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에너지 분야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2000년대 들어 한 차례씩 불었던 에너지 수송선 시장의 호황기에 경쟁업체 대비 높은 수주기록을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 2004년부터 3년간 이어진 LNG(액화천연가스) 수송선 호황기에 가장 많은 LNG 선박을 수주했고,전 세계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은 LNG 수송선을 건조했다.

뿐만 아니라 LNG를 다시 천연가스(NG)로 만드는 '재기화 기능'을 탑재한 고사양 선박인 LNG재기화선(LNG-RV)의 80%를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하고 건조했다. 현존하는 LNG-RV는 전 세계에서 10척뿐인데,이 중에서 8척을 대우조선해양이 만들었다. LNG 수요의 확대로 향후 액화 및 재기화 기능을 갖춘 해양설비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원개발 업계와 관계 '돈독'

가스전 및 석유 개발업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도 대우조선해양의 강점이다. 해상플랫폼과 부유식 설비는 투자비용이 일반 상선 1척 가격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더 들어 가스 및 석유 개발업체들은 건조처를 선정하는 데 매우 신중하다. 조선업체 입장에서는 이들과 오랜 기간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며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석유기업인 셰브론과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유지해오고 있으며,지난해 11월 앙골라지역에 해상가스처리 플랫폼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에너지 자회사와의 협력사업은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회사인 대우조선해양E&R은 해외 에너지 개발지역의 지분을 매입하고,개발지역에 필요한 설계 · 구매 · 시공(EPC) 및 기본설계(FEED)를 대우조선해양이 담당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성사된 것은 없지만,대우조선해양E&R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파푸아뉴기니 LNG-FPSO 프로젝트에 대우조선해양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사된다면 조선업과 에너지산업의 가장 이상적인 연결고리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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