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미술품 구입에 세제 지원 더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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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 3주년 서울옥션 이학준 대표
"미술 거래 색안경 끼고 보면 국내 화가 5만여명 설 땅 잃어…투명거래 제도적 장치 필요"
"미술 거래 색안경 끼고 보면 국내 화가 5만여명 설 땅 잃어…투명거래 제도적 장치 필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박수근 김환기 이우환 씨 등 대가들의 작품값은 강세입니다. 반면 이름이 덜 알려진 작가의 작품값은 여전히 약세죠.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미술에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
코스닥 상장 3주년을 맞은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이학준 대표(45 · 사진)는 "국제 미술시장이 3~4년간의 침체기에서 벗어나 서서히 회복되고 있고,국내시장에도 주식과 부동산 마켓이 불안한 만큼 점차 유동성 유입이 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술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이 대표는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다"며 "마음을 먹으니까 안 되는 게 없더라"고 했다.
"한국 미술시장이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를 찾는 게 서울옥션의 최대 목표입니다. 기업들이 미술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미술품 구입을 활성화해야 해요. 국내 전업화가들이 5만명에 이르는데 뭘 먹고 삽니까. 기업이 작품을 사지 않으면 화가들은 극빈층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
기업들이 미술품을 사줘야 시장이 탄력을 받고 화가들도 기본 생활이 유지된다는 얘기다.
그는 "최근 각종 비자금 사건에 미술품이 연루돼 안타깝다"며 "기업들이 투명하게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비자금 창구로 색안경을 끼고 보니까 기업이 미술품을 살 수 있겠어요. 현재 기업이 그림을 살 때 300만원 한도에서 손비처리됩니다. 이것으론 턱없이 적어요. 세제 혜택을 확대해야 합니다. 기업들이 소장품을 기증할 때도 세액을 공제해줘야 합니다. 깨끗한 돈으로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줘야죠."
그는 해외 기업들의 미술품 컬렉션 사례를 소개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금융그룹 UBS는 3만5000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펩시코는 본사 야외조각공원에 자코메티,칼더,헨리 무어 등 20세기 조각 거장들의 작품을 설치해 주목을 받았고요. "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경매도 늘려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홍콩 경매에서 작품 가격 5만달러가 넘는 국내 스타 작가들이 많이 나오지만 국내 시장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옥션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경매 이벤트를 확대함으로써 수요층을 늘려갈 방침입니다. "
그는 추석 이후 미술시장 전망에 대해 "세계경제상황을 지켜봐야 되겠지만 불 확실성이 사라지게 되면 시장도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미술품 가격지수인 메이모제스(mei moses) 지수와 아트프라이스닷컴의 경기 지수도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상승 무드를 타고 있다. 국내 시장 경매낙찰률 역시 작년보다 5% 정도 상승하며 1억원 이상의 고가 작품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유럽 홍콩 등 해외 시장은 슈퍼리치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회복세가 완연합니다. 중국 미술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며 아시아 미술이 차지하는 경매 낙찰 총액도 2009년 14%에서 지난해 20%로 늘었어요.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미술품이 좋은 대체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거죠.하지만 컬렉터들은 젊은 작가보다 가격 조정을 받은 인기 작가들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
이 대표는 고려대 경제학과 3학년이던 1989년 서울옥션의 관계사인 가나아트센터에서 영어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미술과 인연을 맺었다.
대학 졸업 후 금융업계나 대기업 취업을 마다하고 가나아트세터에 입사했고,2008년 서울옥션 대표이사를 맡으며 국내 미술시장 활성화의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코스닥 상장 3주년을 맞은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이학준 대표(45 · 사진)는 "국제 미술시장이 3~4년간의 침체기에서 벗어나 서서히 회복되고 있고,국내시장에도 주식과 부동산 마켓이 불안한 만큼 점차 유동성 유입이 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술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이 대표는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다"며 "마음을 먹으니까 안 되는 게 없더라"고 했다.
"한국 미술시장이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를 찾는 게 서울옥션의 최대 목표입니다. 기업들이 미술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미술품 구입을 활성화해야 해요. 국내 전업화가들이 5만명에 이르는데 뭘 먹고 삽니까. 기업이 작품을 사지 않으면 화가들은 극빈층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
기업들이 미술품을 사줘야 시장이 탄력을 받고 화가들도 기본 생활이 유지된다는 얘기다.
그는 "최근 각종 비자금 사건에 미술품이 연루돼 안타깝다"며 "기업들이 투명하게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비자금 창구로 색안경을 끼고 보니까 기업이 미술품을 살 수 있겠어요. 현재 기업이 그림을 살 때 300만원 한도에서 손비처리됩니다. 이것으론 턱없이 적어요. 세제 혜택을 확대해야 합니다. 기업들이 소장품을 기증할 때도 세액을 공제해줘야 합니다. 깨끗한 돈으로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줘야죠."
그는 해외 기업들의 미술품 컬렉션 사례를 소개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금융그룹 UBS는 3만5000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펩시코는 본사 야외조각공원에 자코메티,칼더,헨리 무어 등 20세기 조각 거장들의 작품을 설치해 주목을 받았고요. "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경매도 늘려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홍콩 경매에서 작품 가격 5만달러가 넘는 국내 스타 작가들이 많이 나오지만 국내 시장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옥션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경매 이벤트를 확대함으로써 수요층을 늘려갈 방침입니다. "
그는 추석 이후 미술시장 전망에 대해 "세계경제상황을 지켜봐야 되겠지만 불 확실성이 사라지게 되면 시장도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미술품 가격지수인 메이모제스(mei moses) 지수와 아트프라이스닷컴의 경기 지수도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상승 무드를 타고 있다. 국내 시장 경매낙찰률 역시 작년보다 5% 정도 상승하며 1억원 이상의 고가 작품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유럽 홍콩 등 해외 시장은 슈퍼리치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회복세가 완연합니다. 중국 미술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며 아시아 미술이 차지하는 경매 낙찰 총액도 2009년 14%에서 지난해 20%로 늘었어요.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미술품이 좋은 대체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거죠.하지만 컬렉터들은 젊은 작가보다 가격 조정을 받은 인기 작가들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
이 대표는 고려대 경제학과 3학년이던 1989년 서울옥션의 관계사인 가나아트센터에서 영어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미술과 인연을 맺었다.
대학 졸업 후 금융업계나 대기업 취업을 마다하고 가나아트세터에 입사했고,2008년 서울옥션 대표이사를 맡으며 국내 미술시장 활성화의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