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아이린(Irene)'이 뉴욕,보스턴,노스캐롤라이나 등 미국 동부 연안 지역에서 70억달러 규모의 재산 손실을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각종 자연재해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 보험업계의 실적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험평가회사인 키네틱애널리시스는 아이린으로 인한 재산 손실액이 70억달러,이에 따른 보험 손실액이 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보험정보연구소(III)에 따르면 70억달러의 재산 손실은 미국 역사상 열 번째로 많은 규모다. 첫 번째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입힌 450억달러,두 번째는 2001년 9 · 11 테러에 따른 재산 피해 230억달러다.

올해 미국 손해보험업계는 허리케인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올해 초부터 중서부 지역 폭설,남서부 지역 화재,남동부 지역 토네이도,오클라호마의 우박 폭풍,미시시피강 홍수 등 전례 없이 많은 자연재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재난위험 평가 전문업체 에퀴캣(Eqecat)은 이 중 토네이도가 입힌 재산 손실만 180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지난 3월의 일본 대지진 등 해외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도 미국 보험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보험사의 자본력을 측정하는 업체인 AM베스트는 올해 들어 6월30일까지 150개 조사 대상 보험사들의 자연재해 관련 손실액이 270억달러로 지난해 전체 손실 규모 196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미 자연재해 손실 보전을 위한 예산이 바닥나 올해 남은 기간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중서부와 남동부 지역에서 주로 사업하는 올스테이트,하트퍼드파이낸셜,트래블러스 등의 보험사는 이미 경영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