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인 양성소인 마쓰시타(松下)정경숙 1기생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54) 재무상이 일본 여당인 민주당 대표에 선출되면서 가나가와현 지가사키(茅ケ崎)시에 있는 이 시설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마쓰시타 정경숙은 일본 전자제품 회사인 파나소닉(구 마쓰시타전기) 창업자인 고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1894~1989)가 1979년에 사재 70억엔을 들여 설립했다.

정관은 '장래의 일본을 짊어질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한다'이다.

22∼35세의 대졸자나 사회 경험자를 대상으로 소논문과 면접, 집단 토론 등을 거쳐 뽑는다.

매년 200명 정도 응모하지만, 합격자는 10명 이내에 불과하다.

4년제로 첫 2년은 기숙사에서 생활해야 한다.

입학금이나 수업료는 없고, 오히려 매달 생활비 20만엔을 받고, 별도로 활동비도 받는다.

1년생은 매년 가을 24시간 안에 약 100km 구간을 일주해야 한다.

1기생인 노다 재무상과 8기생인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무상을 비롯해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 민주당 현역 의원은 28명이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국가전략상과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 전 총무상도 마쓰시타정경숙 출신이다.

자민당에도 아이사와 이치로(逢澤一郞) 국회대책위원장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중의원 의원 등 10명이 있다.

지방의원이나 지자체 단체장을 합치면 77명의 큰 세력을 이루고 있다.

2009년 민주당 정권이 출범한 뒤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 정치인들이 두각을 드러내자 일각에서는 '큰 세력을 이루지 않겠느냐'고 기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대와 비판이 엇갈린다.

마쓰시타정경숙 11기생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자민당 의원은 "이전에는 정경숙의 인재 육성에 대해 호의적으로 말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당신들이 일본을 망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고 토로했고,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은 국민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도 있다.

마쓰시타정경숙 숙장(塾長.교장)인 사노 다카미(佐野尙見)씨도 최근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많은 정치인을 배출한 처지에서 (일본의) 정치 혼란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