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각) 뉴욕 증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 의장이 오는 9월에 새 경기부양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로 상승 마감했다. 버냉키 의장이 획기적 처방전을 내놓지 못했다는 소식에 2% 가까이 급락세를 보였던 주가는 경기부양을 위한 여러 방안을 갖고 있다는 연설 내용이 호재로 작용하며 극적으로 상승 반전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4.72포인트(1.21%) 오른 1만1284.5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7.53포인트(1.51%) 오른 1176.80, 나스닥 종합지수는 60.22포인트(2.49%) 상승한 2479.85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증시는 이날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에 그쳤다는 상무부의 발표로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같은 2분기 성장률은 지난달 추정됐던 1.3%에 못 미치는 수준이며, 올해 상반기 6개월간 미국 경제는 실질적으로 0.7% 성장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수출 부진과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미국의 성장률이 상무부의 당초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와이오밍주 잭슨홀 콘퍼런스에 모습을 드러낸 버냉키 의장은 미국의 경기를 진작하기 위한 추가부양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회동에서 2차 양적완화를 시사했던 그는 이날 "연준은 경기부양에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다"면서 "9월 20∼21일 열릴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이 옵션들을 다른 이슈들과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이 기대하고 있던 추가부양책 제시를 다음달로 연기한 것인데다 언제, 어떤 방향으로 정책수단을 사용할 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실망 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다우지수가 순식간에 220포인트나 빠졌지만 상승세로 돌아서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버냉키 의장이 이 정도의 언급밖에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로 굳어지면서 이미 전날 주가가 빠졌는데다, 예정보다 일정을 하루 늘린 9월 FOMC 회동에서 다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무게가 실렸던 것이다. 버냉키 의장에 이어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27일 잭슨홀에서 연설할 예정인데, 투자자들은 그가 금리정책에서 시장 친화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뉴스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