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책임 있게 관리하지 못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일하면) 국민들이 섭섭해 할 수 있다. "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김황식 국무총리 입에서 질책이 쏟아졌다. 26일 총리 주재로 열린 '서민생활대책점검회의'에서 교과부의 '대입전형료 운영개선'보고를 받고서다. 설동근 교과부 1차관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전말은 이렇다. 지난해 12월 총리 주재로 열린 교육개혁협의회에서 교과부는 대입전형료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학별 전형료는 1만~8만원 선이고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학은 대부분 6만원 이상이다. 총리실에 따르면 수험생들은 한 해 평균 5회 이상,최대 50회까지 지원한다. 서민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전형료 모금 현황에 따라 해당 학과 교수들이 인센티브를 받는데 최대 2000만원까지 챙겨간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수시 전형에서 서울대 · 연세대 · 고려대 등 주요 35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8개 학교만 전형료를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이 이런데도 교과부는 오는 9월에야 대학교육협의회 등과 함께 '대입전형료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김 총리는 "작년에 이미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했는데 지금 와서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