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모프 우즈베크 대통령, 한국 7번째 오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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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좋아"…MB 초청에 "OK"
"나는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을 여섯 번이나 갔다.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국빈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진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사진)은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들여 일곱 번째 방한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 소련 시절 우즈베키스탄 공산당 제1서기 출신인 카리모프 대통령은 소련이 해체된 1990년부터 21년째 집권하고 있다. 그는 1992년 처음 한국을 찾은 이후 1995년,1999년,2006년,2008년,2010년 잇따라 방한했다. 특정 국가의 정상이 한국을 일곱 번이나 공식 방문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애정 못지 않게 이 대통령과의 우정도 깊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한국을 방문해 '명예 서울시민증'을 받았고,2008년 2월 이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두 정상은 상호 방문과 국제회의 등으로 거의 매년 만나고 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의 특산 과일을 청와대에 선물로 보낼 정도로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정상회담에서 "카리모프 대통령과 나는 아주 가까운 사이이고,정상들 사이에서도 각별한 관계"라며 "카리모프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국제회의가 있는 경우가 아니고 이렇게 두 번이나 한 나라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009년 5월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했다. 당시 카리모프 대통령은 직접 공항으로 영접 나와 영빈관까지 같은 차량으로 이동하며 25분간 환담을 나누는 파격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올해 초 카리모프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국산 홍삼을 선물하기도 했다.
양국 정상의 남다른 친분은 두 나라 경제협력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41억6000만달러 규모의 수르길가스전 개발과 가스 · 화학플랜트 건설에 한국 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것이 확정됐다.
이 밖에도 20여건의 다양한 양국 간 협력 양해각서(MOU)와 계약이 이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 간의 두터운 친분이 두 나라 기업 간 비즈니스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이 대통령이 두 번씩이나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몽골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24일 우즈베키스탄 방문 일정을 마치고,세 번째 방문국인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을 가진 뒤 26일 오전 귀국한다.
아스타나(카자흐스탄)=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