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임대사업을 활성화해 전세난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당장 다음달부터 이사철이 본격화되면 전셋값이 오를 것은 불보듯 뻔합니다. "(서울 대치동 A공인중개 대표)

여름 비수기에도 서울 등 수도권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서 올가을 전세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가 '8 · 18 전 · 월세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가을 이사철 수요를 잠재울 만한 알맹이(단기 전세물량 공급 방안)가 빠져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계에선 "수도권에 널려 있는 준공 후 미분양 중대형 아파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6월 말 인천 고양 김포 용인 등 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1만430가구의 87%인 9103가구는 전용면적 85㎡를 웃도는 중대형이다. 경기도는 준공된 9024가구의 90%인 8206가구가 중대형이다. 건설사들은 미분양 대책으로 할인율을 30% 가까이 높였다. 하지만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 감소로 집값 상승 기대가 사라진 데다,가계부채 증가를 막으려는 금융권의 대출 억제로 수요 기반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일선 공인중개 업소들은 취득세 면제,양도세 5년간 한시적 면제,임대주택 취득가액 9억원으로 상향 등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에 파격적인 혜택을 줘 분양을 활성화하면 전세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주 신도시 등 미분양이 많은 지역에 교통망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미분양을 해소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용인지역 B공인 관계자는 "성복지구는 서울 강남과 분당 거주자들이 살기에 적당한 중대형 미분양이 넘쳐난다"며 "미분양 물량만 매매돼도 경부고속도로 라인에선 전세난 얘기가 쏙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의 K중개업소 사장은 "공급 면적 160㎡ 이상은 2가구가 살 수 있도록 설계돼 은퇴자들이 부분 임대로 리모델링한 뒤 전세를 주면 임대수입을 올리면서 전세난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준공 후 미분양된 중대형 아파트는 큰 덩치와 비싼 관리비 등으로 관심권 밖에 머물러 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면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 물건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신속하게 찾아야 한다"는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조언은 그래서 더욱 의미있게 들린다.

김진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