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리비아 사태 진정 기대와 함께 나흘 만에 반등에 나섰다. 리비아 내전 종식을 재료 삼아 가격 매력이 부각,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 침체 우려와 유럽발(發)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신용경색 걱정에 경직돼 있던 투자심리가 리비아 사태 진정과 함께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3일 오후 1시5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7.98포인트(3.97%) 뛴 1778.68을 기록 중이다.

2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리비아 반군은 수도 트리폴리를 사실상 함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선 그동안 내전으로 생산이 사실상 중단됐던 리비아 원유 생산과 수출이 일부 재개, 유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리비아산 원유는 주로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 수출됐기 때문에 브렌트및 두바이유 가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급요인보다는 심리적 요인이 유가 하락에 더욱 큰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를 다소 완화시켜 그동안 악재에 짓눌렸던 증시가 다소 숨 돌릴 시간을 벌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유가 하락이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시차를 두고 소비사이클과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비아 원유 생산 재개로 이후 정제마진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비춰 (리비아 사태 진정이) 단기적으로 화학업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리비아 재건활동은 리비아와 밀접한 이탈리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고, 세계 물가 안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휘발유 가격이 좀처럼 내리지 않던 미국에서 휘발유 값이 하락한다면 미국이 이후 통화정책 시행 시 보다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 건설주 수혜가 점쳐졌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비아 사태의 진정국면 돌입으로 이후 리비아 재건시장 형성에 대한 기대가 가능하다"며 "리비아 시장 정상화 시 기존 수주 규모가 가장 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업종별 모멘텀 부각 효과보다 전반적인 투자심리 개선 효과가 클 것이란 관측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건설업종의 경우 복구 수혜 기대가 살아있고, 전략비축유 방출 당시에 비춰 정보기술(IT)주 역시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 "특별한 증시 호재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미 더블딥 우려를 완화해주는 투자심리 완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유럽, 일본 정부가 재정정책을 펼치기 쉽지 않은 시점에 유가 하락 기대가 작용하면 미 소비 모멘텀의 일부 회복과 중국 긴축 마무리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