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가 감산을 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고 미래에셋증권은 23일 전했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22일 엘피다와 미팅에서 느낀 점은 아직 감산은 안했지만 9~10월에도 수요 회복없어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될 수 밖에 없으면 기존에 확보한 700억엔을 빼서 사용할 것인지 감산을 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히 고민된다고 토로했다"고 밝혔다.

엘피다는 20/30 나노 증산과 모바일 D램 신기술 적용라인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해 지난달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700억엔을 조달했다.

PC 수요 회복은 당분간 어렵고 모바일 등 다른 응용분야 수요 증가 효과를 제대로 볼 시기도 더 기다려야 한다는 현실인식 아래서 자칫 감산없이 조금만 더 버티려다가 미래투자자금만 새나가고 정작 본격 수요증가 시점에는 대응여력이 부족해 질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측이) 웨이퍼 뱅크 개념으로 웨이퍼 생산제품을 패키징단계로 보내지 않고 재고로 단기 보유하면서 시황 회복을 기다리는 전략도 해결책이 아님을 인정했다"며 "다만 엘피다만 감산하고 타 경쟁사가 출하를 증가시킬 것을 우려해 왔던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도 PC 수요 부진의 구조적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엘피다가 감산한다고 그 틈을 노려 숨겨둔 생산량 증가로 시장점유율이 변할 가능성은 우려만큼 크지 않다고 느끼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따라서 대만의 파트너 파워칩 생산 PC D램 중 파워칩 자체 판매 제품 3만장이 가장 먼저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전망이다. 파워칩은 월 12만장 을 생산하는데 D램은 8만장이며 이 가운데 5만~6만장을 엘피다가 받아서 판매하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결국 파워칩이 공급하는 PC D램 8만장(엘피다+파워칩+렉스칩 총 생산능력의 25~30%)이 잠재 감산 물량으로, 이는 전세계 생산능력의 3%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PC D램 가격 하락속도가 가파를 경우 렉스칩(Rexchip)도 감산 검토에 들어갈 가능성을 볼 수 있다"며 하지만 "렉스칩은 파워칩 자체 생산라인보다 미세공정이 상당히 앞서 있어서 마지막까지 더 버티는 라인이 될 가능성이 아직은 높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