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부동자금'으로 분류되는 머니마켓펀드(MMF)에 자금이 급속히 유입되고 있다. 어느 곳에 가야 할지를 모르는 대기성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증시가 출렁이면서 주식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일단 위기 국면에서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잔액은 지난 18일 58조6836억원으로 전일 대비 7695억원 증가했다. 지난 6월24일(58조9365억원) 이후 최대치다.

지난 12일 1조7954억원이 들어온 데 이어 4일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17일엔 하루에만 3조2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유입됐다. MMF로 4일 연속 자금이 들어온 건 7월13~20일 6일 연속 이후 한 달 만이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글로벌 증시에 불안감이 높아지기 직전인 지난 3일 MMF 잔액은 51조3723억원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MMF 잔액은 이달 들어서만 6조1809억원 불어났다. 최근 자금 유입을 주도하는 것은 연기금 금융업체 등이 속한 법인이다. 개인 MMF 잔액은 이달에만 4393억원 감소한 반면 법인은 6조6242억원 증가했다. 개인은 MMF 자금을 빼내 위기 속에 투자 기회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희섭 한화투신운용 마케팅(법인영업)팀장은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인해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지면서 MMF 수익률 악화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다"며 "MMF에 자금을 넣고 시장 상황을 지켜본 후 투자 결정을 내리려는 기관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MMF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