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특별열차 편으로 러시아 부레야역에 도착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현지인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인 포르트아무르가 전했다. 러시아 측은 김정일 일행을 위해 붉은 양탄자를 깔았으며 러시아 풍습대로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빵과 소금을 대접했다.

이사예프 극동 대통령 전권대표와 카쥐먀코 아무르 주지사 등이 영접을 나왔다. 러시아는 부레야역 주변에 삼엄한 경비 태세를 유지했다. 인근 2층 이상 건물 주민들에게는 '창문에 커튼을 치라'는 지시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부레야역에 5분간 머무른 김 위원장은 특별열차에 싣고온 전용 벤츠 승용차에 탑승해 부레이 수력발전소를 방문했다.

부레이 발전소는 러시아가 송전선 건설 프로젝트를 남북한에 제안하면서 전력 공급원으로 꼽은 곳이다.

발전소 측은 환송행사에서 김 위원장에게 학이 그려진 석재그림을 선물했다. 김 위원장은 환송식 때 늘 착용하던 검은 선글라스를 벗었다.

김 위원장은 부레이 발전소 방문 후 23일께 북 · 러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알려진 시베리아 동부 도시 '울란우데(Ulan-Ude)'로 향했다. 울란우데는 시베리아 교통 및 산업의 요충지다. 붉은색을 뜻하는 '울란'과 인근 우데강을 합친 이름이다.

한편 김 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47)이 이번 러시아 방문에도 동행해 북한의 사실상 '퍼스트레이디'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김 위원장이 부레이 발전소를 둘러보고 방문록에 서명할 때 김옥은 김 위원장의 오른쪽에 서서 무언가 조언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옥은 지난 5월 중국 방문 때도 김 위원장과 같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