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C는 '남성을 위한 정밀한 공학시계'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기계식(건전지 없이 태엽을 감아 동력을 얻는 방식) 제품만 내놓는 브랜드다. 쿼츠(건전지로 동력을 얻는 방식) 시계와 달리 기계식 시계는 시간 오차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얇은 두께의 다이얼(시계판) 안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한다.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가 IWC 브랜드 배경에 깔려 있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

보이지 않는 시계 안쪽까지 장인들의 수작업을 거치는 IWC의 시계 디자인은 심플한 편이다. 시계 고유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기술력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취지다. 기존 명품 브랜드 시계들이 점점 더 화려하거나 복잡한 디자인을 내놓는 것과 반대로 IWC는 클래식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고집한다.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층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IWC는 6가지 컬렉션에 각각의 역사를 담아 제품과 전통을 함께 판매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회중시계에서 손목시계로 바뀐 시계 변천사를 담은 '포르투기즈',다빈치의 천재성을 담은 '다빈치',파일럿을 위한 시계 '파일럿',기술력을 강조한 '인제니어',다이버를 위한 오토매틱 시계 '아쿠아타이머',이탈리아 휴양도시 포르토피노의 여유와 감성을 담은 '포르토피노' 등이 그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제품은 바로 포르토피노다. 이 제품은 1984년 IWC가 처음 내놓은 뒤 계속 업그레이드되는 스테디셀러로,마치 포켓워치와 손목시계를 합쳐놓은 듯한 느낌을 살렸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에서 절제미가 느껴지는 제품이다. 올해는 포르토피노 라인의 신제품으로 '핸드 와인드 8데이즈'(2300만원대)와 '크로노그래프'(680만원대)가 나왔다.

핸드 와인드 8데이즈는 IWC의 새로운 무브먼트(동력장치) '칼리버 59210'으로 만든 대표적인 제품으로,한번 태엽을 감으면 8일(192시간) 동안 작동한다는 데서 착안해 이름을 붙였다. 포르토피노 기존 제품에 8일 동안 동력을 얻는 파워리저브 기능을 처음 단 것이다. 동력이 멈추기까지 남아 있는 시간을 다이얼(시계판)의 8시와 9시 사이에 있는 디스플레이 창에 표시해준다. 밴드(시계줄)는 이탈리아 고급 신발 제작업체인 산토니 엘리게이터의 가죽 스트랩(줄)을 사용했다.

포르토피노 크로노그래프의 올해 신상품은 다이얼 크기를 42㎜로 키웠다. 단순미를 살리면서도 곡선을 많이 활용해 균형 잡힌 디자인을 갖췄다. 칼리버 79320 무브먼트를 탑재했고 44시간의 파워 리저브(동력 충전) 기능을 담았다. 올해 새로 나온 포르토피노 제품은 구입시 가죽과 스틸 중에서 스트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스틸 스트랩의 경우 1960년대에 인기를 누렸던 밀라노의 메시 브레이슬릿(그물망 형태의 스틸 스트랩)을 제공한다.

포르투기즈 라인 역시 IWC의 대표주자다. '포르투기즈 퍼페추얼 캘린더'(4300만원대)는 퍼페추얼 캘린더(윤년까지 인식해 날짜를 표시하는 장치)와 3개의 창(날짜,요일,월)을 달았다. 이 퍼페추얼 캘린더는 2499년도까지 윤년을 계산,자동으로 정확한 날짜를 알려준다. 이를 달 모양의 디스플레이 창(문페이즈)에 나타내 보는 즐거움도 제공한다.

문페이즈는 577년이 지나도 시간 오차가 하루도 안 될 정도로 정확하다. 일반적인 문페이즈 시계는 32개월 정도 지나면 날짜 오차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르투기즈 오토매틱'(1500만원대)은 실버-화이트 다이얼(시계판)과 레드 골드 인덱스,스틸 베젤(테두리)이 특징이다. 블랙 색상의 크로코 레더 스트랩을 달았다. 정확성을 자랑하는 IWC의 무브먼트(칼리버 51011)를 장착했고 7일 파워 리저브 기능이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