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개인 '섣부른 투자' 할 때 아니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한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로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유발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것은 유럽 재정문제다. 국가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미국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와 미 국채 수익률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 것에 비해 유럽의 CDS와 국채수익률은 급등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그렇다.

코스피지수가 어디까지 떨어질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힌트는 위기 당시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때 코스피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였다. 작년 그리스 사태 때 PER은 약 8.5배였다.

이번 쇼크가 리먼사태보다는 덜 심각하지만 그리스 사태보다는 더 심각한 충격이라고 판단해 보면 코스피지수의 저점은 1700~1750이라고 추정된다. 이 수준 이하는 과매도 영역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코스피 급락세가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회복될 수 있는 모멘텀이 적기 때문에 빠른 상승세로 전환되기엔 한계가 있다.

미국 경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등급 하향으로 훼손된 소비 심리의 회복이다. 유럽은 재정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국제적 정책 협력의 진행 추이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모멘텀의 핵심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곳은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뿐이다.

이들 국가의 경우 지금까지 물가 상승으로 인한 긴축정책으로 경기가 둔화돼 왔지만,향후 물가가 안정되면서 긴축을 중단할 경우 경기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현재 사태 추이가 일단락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의 노력과 함께 정책공조가 필요하다. 때문에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섣부른 투자는 피하는 게 좋다.

조익재 <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