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자는 섹스보다 키스에 열광하는가."

우리는 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입술을 내미는 것일까?

마음 속에 품고있는 사람이 생기면 입술로 사랑을 확인한다. 귀여운 아이에게도 입술을 내밀고, 사랑하는 연인과는 달콤한 키스를 나눈다.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부터 입술을 통해 사랑을 확인하기 시작했을까?

생물학자이자 과학자인 셰릴 커센바움은 키스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줄 신간 '키스의 과학'(21세기 북스 펴냄)을 발간했다.

저자는 다양한 문헌과 자료 그리고 실험과 설문 등을 통해 인간의 행동 중 가장 로맨틱한 행위인 키스를 다양한 각도로 분석했다.

또 역사적, 생물학적, 심리학적, 신경과학적, 문화적으로 탐구했다. 또 인간은 왜 키스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되짚어보며 키스를 잘하는 10가지 방법도 소개한다.

저자는 '키스'와 '본능'과의 관계에 주목했다.

키스의 기원에 대해선 다양한 주장이 있다.

수렵시대 붉은 색(예를 들어 잘 익은 과실)에 대한 인간의 감지 능력 혹은 선호가 신체 부위 중 붉은색의 매력을 뿜어내는 기관으로 이동했다는 설, 수유 혹은 입으로 음식물을 넘겨주는 행위처럼 입술을 통한 접촉에서 형성된 유대관계가 진화되었다는 설, 과거 상대방을 인식하는 행위인 코로 냄새를 맡는 행동에서 유래했다는 설 등이다.

저자는 럿거스대학교의 인류학자 헬렌 피셔의 연구를 인용해 "어떠한 경로로 키스가 시작되었는지에 관계없이 키스가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유지하며 살아남게 된 것은 인간에게 중요한 사회적이고 생식적인 욕구를 증진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분명 여성은 주변에 머물며 양육을 도와줄 아버지를 선택하는 데 기득권을 갖고 있다. 이런 목적을 위해 여성은 키스처럼 상대가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육체적으로 건강한지를 평가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자기가 낳은 아이가 인생의 출발점부터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트너와 입술을 맞대는 순간부터 여성은 할 일이 많은 셈이다. (117쪽)

키스는 남성과 여성이 나누는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생각하는 키스는 다르다.

수백만 개의 정자를 퍼뜨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남성은 '키스'를 성적 흥분을 일으키기 위한 혹은 여성의 성적 수용성에 대한 단서를 얻기 위한 수단 정도로 생각한다.

반면 제한된 수의 난자를 가진 여성은 '키스'를 연애 관계를 평가하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 정도로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나눌 때 우리 몸은 자연적 '환각' 상태를 느낀다.

키스를 나눌 때 우리 몸은 뇌, 혀, 얼굴 근육, 입술, 피부 세포 사이로 열심히 신경전달 물질을 이동시킨다. 이에 따라 도파민, 옥시토신, 세로토닌, 아드레날린과 같은 호르몬 분비가 늘어난다. 엔돌핀(뇌하수체와 시상하부에서 분비돼 들뜬 기분을 느끼도록 만드는 물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들뜬 기분을 느끼게 된다.


저자는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키스는 하나의 언어이며, 이를 가장 잘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은 키스를 나누는 당사자들"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