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끊이지 않는 비로 인한 습기와 낮이면 내리쬐는 햇살로 괴로워하는 것은 동물들도 마찬가지. 후텁지근한 날씨에 몸부림치는 동물들의 짜증을 덜어주려고 서울동물원이 나섰다.

서울동물원은 18일 오후 2시 동물원 정문 안 광장에서 열대야 등 더위와 싸우는 동물들의 피서법을 공개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스리랑카에서 온 코끼리 가자바(8)와 수겔라(8,암컷)는 청계산 상류에서 흘러내려오는 시원한 자연수로 샤워하며 잠시 더위를 잊는다.

또 육중한 몸집 덕에 인공샤워기 4대와 관람하는 아이들이 직접 소방호스로 물을 뿌려주는 호사도 누리게 됐다.

오랑우탄 백석과 로랜드 고릴라는 얼음덩이를 안고 외줄에 올라가 자세를 취한 후 관람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받아먹고, 과일과 요구르트를 잔뜩 넣고 얼린 얼음과자를 안고 있을 수도 있다.

호랑이와 사자 등 맹수들은 사육사가 주는 쇠고기를 넣고 얼린 얼음덩이를 먹을 때 가장 행복해한다고 동물원은 설명했다.

오후 7시부터 제3아프리카관과 맹수사에서 맹수들이 만찬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밖에 나무늘보, 곰, 흰코코아티, 원숭이, 미어켓들이 얼음과자를 먹는 모습도 공개된다.

아름답고 화려한 색과 특유의 애교로 관람객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레서판다를 위해서는 실내 방사장에 에어컨을 선물해 열대야에도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했다.

열대 밀림으로 꾸민 동양관 내부에는 동물의 서식지 환경에 맞게 스콜시설을 갖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낙비 광경도 볼 수 있다.

한편 28일까지 매일 오후 10시에는 `야성이 살아 숨쉬는 아프리카의 밤'이란 주제로 축제가 열리며 행사 전인 8∼9시에는 새끼 동물들의 바깥나들이도 구경할 수 있다.

동물원은 또 루미나리에, 돌고래쇼, 홍학퍼레이드도 함께 마련해 동물들과 관람객들의 피서를 도울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