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서머스쿨"…해외 대학생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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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5~6주간 최대 9학점 들을 수 있어
연·고대 1000명 이상 몰려…강의 함께 문화체험도 인기
연·고대 1000명 이상 몰려…강의 함께 문화체험도 인기
프랑스 INSEEC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가브리엘 알퐁스(22)는 최근 성균관대가 개설한 서머스쿨에 참가해 동 · 서양 문화 비교,재무분석 등 2개 강좌를 수강했다. 그는 "아시아를 배우기 위해 각국 대학들의 서머스쿨을 알아보던 중 같은 학교 친구가 한국을 추천했다"며 "여러 나라 친구들과 한국의 문화를 함께 배우며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16일 각 대학들에 따르면 여름방학을 이용해 한국 대학의 서머스쿨을 찾는 외국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서머스쿨은 대부분 6월20일께 시작해 5~6주간 최대 9학점 정도까지 들을 수 있도록 구성된다.
해외 대학생들의 참가가 가장 많은 대학은 연세대와 고려대다. 2004년 이 과정을 시작한 고려대는 외국 석학들을 적극적으로 초빙,빠르게 규모를 키워왔다. 올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120개 강좌를 열어 1179명이 몰렸다. 이 대학은 2007년 1175명의 외국 학생을 유치,국내 대학 서머스쿨 중 처음으로 1000명을 돌파했다.
1985년부터 서머스쿨을 개설해온 연세대는 올해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1263명의 외국 학생들을 유치했다. 성균관대(474명) 경희대(267명) 한양대(254명) 등은 2007~2008년 시작 당시만 해도 100명을 넘기지 못했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강하며 최근 2~3년간 참가학생 수가 급격히 늘었다.
1971년 시작해 국내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이화여대 서머스쿨은 '하버드-이화 서머스쿨','USC 서머스쿨' 등 외국 학생들과 재학생들의 교류를 늘린 밀착형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된다. 불교재단이 운영하는 동국대에는 '템플스테이(사찰 문화 체험)'를 하려는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외국 학생들의 한국 방문이 늘어나는 것은 문화체험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강의의 질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펜실베이니아대,조지아공대,코넬대 등 미국 명문대 교수들의 경영학과 법학,국제정치학 강좌를 개설했다.
성균관대는 동서양 비교경영학의 대가인 찰스 햄든 터너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에드워드 로마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학 교수 등의 강좌를 열었다.
K팝(한국 대중가요) 등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도 한몫을 한다. 한양대 서머스쿨에 참가한 사이린 키암코 학생(영국 레스터대)은 주말을 이용해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 녹화 현장에 들르기도 했다.
마커스 콜 미국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는 자녀 성화에 못이겨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고려대 서머캠프에 참가,미국법과 비교법을 강의했다. 콜 교수는 "중학교 3학년 딸과 1학년 아들이 K팝을 너무 좋아해 1년 내내 한국에 가자고 조를 정도"라며 "직접 가서 한국을 보고 배우자는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전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