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이면 북한강변으로 차를 몬다. 그곳에서 젊은 날 품었던 꿈들을 어부가 생선 말리듯 강가에 펼쳐놓는다. 너럭바위에 걸터앉아 상상 속에서나마 가지 못한 길을 걷다 보면 아쉬움의 묵은 비린내는 어느새 햇빛에 증발해버린다.

꽃과 자연의 화가 금동원 씨의 '사유의 숲-그곳에 가면'은 가지 못한 길에 대한 꿈과 그리움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그는 아쉬움을 마음속에 쟁이기보단 자신만의 상상의 자연을 가꾼다. 현실에서의 불가능이 그곳에선 유쾌한 현실이 된다. 상상은 때로 착잡한 현실을 떠받치는 든든한 힘이 된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