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관계자들은 2008년 금융위기 상황과 비교해 급락장을 대하는 고객들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무턱대고 금융사에 책임을 묻는 고객이 사라졌다. 한 증권사 PB팀장은 "금융위기 때만 해도 영업점으로 찾아와 '책임지라'고 소리치는 고객들이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 사람은 없다"며 "항의 전화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과거 금융위기 때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정성진 국민은행 청담PB센터 팀장은 "2008년 금융위기가 고객들에겐 일종의 '훈련 기회'가 됐다"며 "참고 기다렸더니 다시 회복되더라는 학습효과를 얻었기 때문에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철식 미래에셋 WM그랜드인터컨티넨탈 부장은 "금융위기 당시에는 금융자산의 상당 부분을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몰빵' 투자가 많았다"며 "이후에 포트폴리오를 통한 분산투자를 하는 등 고객들의 금융지식이 업그레이드된 점도 항의가 줄어든 이유"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지난주 급락장에서 개인들의 '투매'가 발생하는 등 2008년 경험이 오히려 이번 사태에 과민 대응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김지홍 동양종금증권 골드센터 강남점 과장은 "상황이 다른데도 주가 급락이라는 현상 하나만으로 지나친 불안감에 휩싸인 고객도 있었다"며 "투매를 막기 위해 설득해야 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