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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은행들, 위기 본질을 과소평가하는 것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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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하나 우리 신한 등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대규모 주식매수에 나설 움직임이다. 금융지주사 CEO들은 사재까지 털어 앞다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최근 주가 폭락사태로 우량주 가격이 지나치게 떨어졌다고 보고 있는데다 기관투자가로서의 역할도 하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폭락 증시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해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은행의 주식투자 확대에는 곱씹어볼 만한 요인들도 존재한다. 은행의 역할은 자금 중개다. 이것 때문에 지급 결제와 신용창조 기능도 갖고 있다. 은행을 제1금융이라 부르고 엄격한 조건을 정해 면허사업으로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개리스크는 은행이 떠안는 것이다. 증권 보험사와는 다뤄야 하는 리스크의 종류와 크기가 다르다. 자금 역시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부채성 예금에 기반하고 있다.

    물론 요즘엔 은행과 타 금융사 간 업무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소위 증권화 혁명이 진행 중이고 상업은행의 종합금융화도 꾸준히 진행돼 왔다. 또 상당수 은행들 역시 증시에 상장돼 있는 만큼 주가관리 필요성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요즘처럼 혼란스럽고 불안할수록 은행 시스템이 중심을 잡고 있어야 금융위기도 확산되지 않고 조기에 수습될 수 있다. 지금의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분석이 많지만 과도한 증권화, 은행들의 투자기관화,리스크에 대한 과소평가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바로 이런 측면을 감안하면 은행이 앞장서서 거액의 주식투자를 시도하는 것은 결코 은행업의 본질과 상관이 없다. 주식 노출이 커질수록 은행산업의 비시스템적 리스크도 커진다. 이것이 뒤죽박죽돼서는 곤란하지 않나. 증권시장이 혼란스러울 때 은행이라도 제자리를 지키는 것이 옳다. 혹여 당국의 독려와 눈치보기 때문이라면 이는 더 심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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