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일단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불안하다. 10일 장 시작과 함께 4.22%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하고 0.27%(4.89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결국 코스피지수는 1806.24로 마감했다.

이제 관심은 이번 반등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V'자 상승 곡선을 그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투자자의 경우 반등 국면이 나타날 때 전체 보유 물량의 일부를 매도해 현금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본격 상승 추세 얘기하긴 일러"

주요 증권사 투자전략팀장들은 이날 반등에 대해 "증시가 단기간 과도하게 빠진 데 대한 기술적 반등"이라며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상승한 채 마감한 것보다 장중에 반등폭을 상당 부분 반납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하락세가 멈춘 데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V자 반등과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의 전환을 얘기하긴 이른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증시가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지난 2일부터 전날까지 6거래일간 매일 2% 이상 하락한 것과 같이 끝을 모르는 급락세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1680~2000 사이에서 조금씩 하단을 높여가는 식으로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들은 투자 방향 어떻게 잡아야 할까

개인들은 이날 1조5559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반등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투자 규모에 따른 '맞춤식' 대응을 주문했다. 개별 종목 투자 비중이 1억원 미만이거나,예금 등 안전자산이 대부분인 보수적 투자자는 이번 기회를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홍 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1750선 밑으로 크게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1800 안팎 지수대에서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개별 종목에 1억원 선의 비교적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면,이번 반등을 활용해 일부 종목을 팔아 현금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팀장은 "전체 투자 종목의 30~40%는 정리해 현금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등 시 주도 업종은

'반등이 나타날 경우 이를 주도할 업종은 무엇이 될 것인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서는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이 반등 국면에서도 주도주로 다시 부상할 것이라는 의견과 내수주가 떠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박정우(SK) 이상원(현대) 홍순표(대신) 팀장은 차 · 화 · 정이 주도주로 부각될 것이라는 데 '한 표'를 던졌다. 반면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차 · 화 · 정은 반등이 나타날 때마다 매물이 나오면서 수급이 꼬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차 · 화 · 정을 제외한 낙폭 과대 종목을 선별할 것"을 주문해 관심을 모았다.

김정훈(한국투자) 이영원(HMC투자) 팀장은 "이번 급락이 미국의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로 촉발된 만큼 미국 경기와 연관성이 작은 내수주가 새롭게 떠오를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