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오후 2시께 과천 정부청사 내 기획재정부를 불시에 방문했다. 국무총리와 경제장관들을 긴급 소집한 '금융시장위기 관련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기 위해서였다.

이 대통령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위기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지목했다. 정치리더십 부재와 포퓰리즘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위기는) 미국 재정위기가 실물경제 위기로 확대된 것"이라며 "그것은 결국 미국 정치의 문제,리더십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리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오늘 세운 정책이 10년 후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재정위기를 감안해 내년 예산 편성 방향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의 해법으로 노 · 사 · 정 타협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나 기업,근로자,특히 정치권에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노 · 사 · 정 대타협과 같은 결단을 통해 재정건전성과 실물경제 회복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