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외국인 '사상 최대' 매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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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1조5559억 순매수…외국인 중심 2조 PR 매물폭탄 막아내
"프로그램 매물이 반등 걸림돌"…"만기 부담 덜었다" 긍정도
"프로그램 매물이 반등 걸림돌"…"만기 부담 덜었다" 긍정도
개인과 외국인이 증시에서 사상 최대의 공방을 벌였다. 외국인이 주도한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개인은 역대 최대 규모의 '사자'로 맞섰다. 개인과 외국인의 팽팽한 대결 속에 코스피지수는 보합세로 마감했다.
10일 코스피지수의 발목을 잡은 것은 2조1359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프로그램 순매도였다. 외국인이 11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매수차익 거래를 청산하면서 발생한 매도 물량이 대부분이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1조2000억원이 넘는 매물을 던졌다. 외국인은 7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의 원인은 나빠진 베이시스(현 · 선물 가격 차)다. 선물시장 회복세가 현물시장을 따라잡지 못하자(백워데이션) 저평가된 선물을 사고 고평가된 현물을 파는 매도 차익거래가 1조4625억원 발생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이후 외국인은 환율 하락과 베이시스 개선에 따라 매수 차익거래를 강화했다"며 "환차익을 노렸던 이들이 한꺼번에 물량을 되팔고 나가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 · 11 옵션쇼크' 여파로 만기일 물량 규제가 강화되자 미리 물량을 쏟아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외국인의 매물 폭탄을 받아내며 장을 살린 것은 개인이었다. 개인들은 1조5559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매수로 프로그램 매물을 소화해내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배준영 미래에셋증권 랩운용팀장은 "자문형 랩의 매매는 많지 않았다"며 "개인 순매수의 대부분은 순수한 개미들의 거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이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 놓은 고객예탁금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객예탁금은 전날보다 1조9252억원 늘어난 21조2750억원을 기록했다. 추가 매수를 위한 실탄도 충분히 비축한 셈이다.
하지만 개인이 유일한 매수 주체로 증시를 살려가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 추세로 복귀하려면 외국인의 귀환이 필수적이란 분석이다. 매도 차익거래를 발생시키는 선물 저평가 상태(베이시스 하락)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경우 현물시장이 반등을 시도할 때마다 프로그램이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인 반등장에서는 투기 세력의 공격적인 매수로 선물 저평가가 해소된다"며 "최근 이 같은 움직임이 부진한 것은 외국계의 주가연계증권(ELS) 헤지(위험 회피)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주가가 폭락하자 외국계 증권사들이 ELS 손실에 대비해 선물을 매도,베이시스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다만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도 여력이 대거 소진된 점은 긍정적이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향후 더 나올 수 있는 외국인의 차익 매도는 5500억원,비차익은 1조2100억원에 그쳐 11일 옵션만기일 당일은 충격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도에 숨겨진 순매수에 주목하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프로그램을 제외한 외국인의 순수 현물 거래는 3000억원에 달했다. 프로그램 매매의 대부분은 베이시스나 사전에 정한 조건에 따라 움직인다. 향후 장세에 대한 외국인 시각을 확인하려면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미/유병연 기자 warmfront@hankyung.com
10일 코스피지수의 발목을 잡은 것은 2조1359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프로그램 순매도였다. 외국인이 11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매수차익 거래를 청산하면서 발생한 매도 물량이 대부분이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1조2000억원이 넘는 매물을 던졌다. 외국인은 7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의 원인은 나빠진 베이시스(현 · 선물 가격 차)다. 선물시장 회복세가 현물시장을 따라잡지 못하자(백워데이션) 저평가된 선물을 사고 고평가된 현물을 파는 매도 차익거래가 1조4625억원 발생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이후 외국인은 환율 하락과 베이시스 개선에 따라 매수 차익거래를 강화했다"며 "환차익을 노렸던 이들이 한꺼번에 물량을 되팔고 나가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 · 11 옵션쇼크' 여파로 만기일 물량 규제가 강화되자 미리 물량을 쏟아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외국인의 매물 폭탄을 받아내며 장을 살린 것은 개인이었다. 개인들은 1조5559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매수로 프로그램 매물을 소화해내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배준영 미래에셋증권 랩운용팀장은 "자문형 랩의 매매는 많지 않았다"며 "개인 순매수의 대부분은 순수한 개미들의 거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이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 놓은 고객예탁금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객예탁금은 전날보다 1조9252억원 늘어난 21조2750억원을 기록했다. 추가 매수를 위한 실탄도 충분히 비축한 셈이다.
하지만 개인이 유일한 매수 주체로 증시를 살려가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 추세로 복귀하려면 외국인의 귀환이 필수적이란 분석이다. 매도 차익거래를 발생시키는 선물 저평가 상태(베이시스 하락)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경우 현물시장이 반등을 시도할 때마다 프로그램이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인 반등장에서는 투기 세력의 공격적인 매수로 선물 저평가가 해소된다"며 "최근 이 같은 움직임이 부진한 것은 외국계의 주가연계증권(ELS) 헤지(위험 회피)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주가가 폭락하자 외국계 증권사들이 ELS 손실에 대비해 선물을 매도,베이시스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다만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도 여력이 대거 소진된 점은 긍정적이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향후 더 나올 수 있는 외국인의 차익 매도는 5500억원,비차익은 1조2100억원에 그쳐 11일 옵션만기일 당일은 충격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도에 숨겨진 순매수에 주목하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프로그램을 제외한 외국인의 순수 현물 거래는 3000억원에 달했다. 프로그램 매매의 대부분은 베이시스나 사전에 정한 조건에 따라 움직인다. 향후 장세에 대한 외국인 시각을 확인하려면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미/유병연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