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발(發) 훈풍에 힘입어 7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 코스피지수는 장중 상승폭을 줄여 1800선에서 장을 마쳤다. 이에 맞선 개인투자자가 역대 최대 규모의 '사자'를 기록했지만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89포인트(0.27%) 오른 1806.24로 장을 마쳤다.

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후 2년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3∼5%대 급등해 장을 마쳤다. 이에 코스피지수도 4% 넘게 뛰어 1870선에서 장을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외국인과 국가·지자체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가중되며 지수는 한때 1802.29(0.05%)까지 밀리는 등 위태로운 흐름을 나타냈다.

7일째 '팔자'에 나선 외국인은 1조2841억원어치(오후 3시 기준) 주식을 순매도, 사상 두번째 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기관도 나흘 만에 매도 우위를 나타내면서 228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은 자문형 랩을 중심으로 1조557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받쳤다.

옵션만기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베이시스(선·현물 가격차) 악화로 외국인과 국가·지자체 매물이 출회, 2조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다. 차익거래는 1조4624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6734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2조1358억원 매도 우위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12일 기록한 종전 순매도 최대치 1조6812억원을 훌쩍 웃돈 규모다.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했지만 통신, 보험, 은행 등 일부 내수업종을 약세를 나타냈다. 종이목재, 섬유의복, 의약품, 건설, 기계 등의 업종 상승폭이 2∼3%로 상대적으로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기아차,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시총 1∼10위권 종목들이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30개 등 693개로 집계됐다. 172개 종목이 하락했고, 46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