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상장사 수장들이 잇따라 자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대주주, 대표 등의 지분 취득은 그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주가에 긍정적 작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KB금융지주 주식 1만2560주를 장내 매수했다. 시가로 약 6억원 어치다.

어 회장 보유주식은 3만770주(지분율 0.01%)로 확대됐다.

또 이 회사 윤종규 부사장도 400주를 추가로 더 사 보유주식을 4310주로 늘렸다.

KB금융지주는 이번 폭락장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6거래일 간 주가는 20.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 -17%보다 더 부진했다.

어 회장과 함께 이른바 금융계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주가 하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5일 자사 주식 2000주를 매수한데 이어 8일에 1000주를 추가 매수했다. 보유주식은 총 5만6000주까지 늘었다.

이 회장은 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였던 2008년에도 적극적으로 자사 주식을 매입한 바 있다.

올 들어 지분을 조금씩, 꾸준히 늘리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지난 9일 2488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올 들어 9번째 지분 신고다.

그의 보유주식은 196만5237주(7.73%)로 증가했다.

'형제의 난'을 거치며 금호아시아나그룹서 계열 분리를 원하는 박 회장은 안정적 지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으로도 추가적인 매수가 예상된다.

이밖에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이 6만2820주를 추가 매입해 주식수를 347만7039주(6.39%)로 늘렸고 이영희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회장, 아애앤씨테크놀리지의 최대주주 박창일 대표 등도 이달 들어 지분을 소폭 확대했다.

회사 차원의 자사주 취득도 줄을 잇고 있다.

이달 들어 한국콜마 서호전기 리켐 참엔지니어링 코아크로스 심팩메탈로이 등이 주가 부양을 위해 직접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 세종공업 골프존 등 9개 상장사는 금융회사를 통해 자사주를 사는 자사주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