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로 빨래 말리고 과일은 김치냉장고에…멀티 기능 '사계절 가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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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솥 응용 홍삼제조기도
김치냉장고의 판매량이 가장 높은 시기는 늦가을 김장철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트렌드가 최근 들어 바뀌고 있다. 미니 김치냉장고를 판매하는 파세코에 따르면 올해 가전제품 비수기로 꼽히는 8월 판매량이 연간 판매량의 16%로 최대 성수기인 늦가을 판매량을 따라잡았다. 여름엔 수박 등 부피가 큰 여름용 과일이나 맥주 등 음료의 보관량이 늘면서 가정별로 일반 냉장고 대신 김치냉장고에 이를 넣어두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치냉장고가 '세컨드 냉장고'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제품의 부가적 기능이 부각되면서 신규 수요를 불러일으키는 생활가전이 늘고 있다. 다양한 멀티 기능을 바탕으로 기존 용도나 계절과 관계없이 수요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여름 가전의 대명사인 제습기가 대표적이다. 대개 습기가 많은 여름철에 사용하고 건조한 겨울엔 창고에 처박히기 일쑤지만 최근엔 계절과 관계없이 수요가 꾸준하다. 빨래 건조 기능 때문이다. 빨래를 실내에 널고 제습기를 가동하면 빠른 시간 안에 말릴 수 있다. 베란다 확장 등으로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는 집이 늘면서 제습기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엔 탈취와 공기 정화 기능까지 갖춰 사계절용 가전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팀다리미는 다리미가 있는 가정에서 소독 기능 때문에 세컨드 제품으로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옷을 다려주는 기본 기능 외에 장난감 소독 등에 많이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끓는 물에 일일이 소독하면 번거로운 데다 물의 온도가 높을 경우 장난감이 손상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팀 다리미의 열과 스팀을 장난감에 쏘여 소독하는 방식이 주부들을 대상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국내 1위 전기밥솥업체인 쿠쿠홈시스는 제품 블로그를 통해 쿠쿠 밥솥으로 할 수 있는 찜이나 탕 요리 등을 선보이고 있다. 경쟁업체인 쿠첸에서는 밥솥을 응용한 홍삼제조기를 출시하면서 각종 약탕 기능 외에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