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에 지휘자가 있다면 기업에는 경영자가 있다. 단원들이 힘차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도록,악기 하나하나의 특성을 잘 알고 가장 아름다운 소리의 조화를 통해 감동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존경받는 지휘자의 역할이다. 악기와 함께 부드럽게 물결을 타듯 조화를 이뤄야 청중에게 감동을 주는 화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 경영자 역시 직원들이 회사의 일원으로서 강한 자부심과 소속감 그리고 애사심을 가지고 능력을 100% 발휘해 그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경영자로서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야 할 때도 있지만,직원 구성원을 존중해주고 진정으로 그들을 가족처럼 포용할 수 있는 부드러운 리더십도 아주 중요하다. 경영자가 직원을 사랑하고,직원이 경영자를 존경하고 신뢰하는 조직은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이러한 조직은 위기의 순간조차 모두가 똘똘 뭉쳐 극복할 힘을 얻기 때문일 것이다.
성공한 경영인들은 하나같이 부드러운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포천지가 '월스트리트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칭송한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도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항상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힘썼으며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공정하게 평가했다. '서번트 리더십'을 쓴 JD헌터어소시에이트의 수석 컨설턴트인 제임스 C 헌터는 "경청하는 태도는 리더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필자는 이런 자세를 부친에게서 많이 배웠다. 세진그룹 회장인 부친은 직원들을 자식처럼 사랑하는 포용력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한때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비만인 직원들을 선발해 같이 등산을 다녔다. 6개월에 체중감량 목표치를 달성한 직원들에게 격려금도 지급했다. 지금도 직원들의 집 구하기,재산 모으기,건강관리,자녀 교육까지 챙기신다. 이런 리더십의 결과는 직원들의 진심어린 표현으로 나타난다.
미국 앨라배마주에 있는 지사를 방문했을 때 직원들이 부친을 포옹하면서 '회장님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봤다. 따뜻한 카리스마의 위력이 오케스트라의 감동처럼 필자의 심금을 울렸다. 필자는 이러한 부친의 가르침을 토대로 우리 회사의 모든 단원들이 힘차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고 있다.
윤지현 < 세진중공업 상무 apriljihyun@sejinheav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