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이 정부 지원이 줄어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그리스는 재정위기로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26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그리스의 대표적 스포츠클럽인 불리아그메니해상연합의 스텔라 라자루 티카 대표는 "지난해부터 선수들 월급을 깎고 인원도 감축하고 있다"며 "몇몇 선수들은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진로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 클럽에는 8명의 국가대표 수중폴로 선수들이 소속돼 있다.

그리스 정부는 2009~2012년 그리스올림픽위원회에 대한 지원금으로 800만유로를 배정했다. 2005~2008년에는 지원금이 3000만유로였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3% 삭감된 것이다.

그리스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생활체육 관련 직장 등을 알선해주는 '엘리트 체육' 정책을 쓰고 있다.

앨런 시모어 영국 노샘프턴대 교수는 "재정 위기가 닥치면 체육이나 예술 관련 예산을 가장 먼저 삭감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국민들이 엘리트 스포츠에 계속해서 세금을 투자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통신은 그리스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유치하며 경기장 등을 짓는 데 총 110억유로를 쓴 것이 재정위기를 촉발한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소개했다.

당시 지어진 20여개의 경기장 대부분이 현재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일부에서는 운동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끊기며 2012년 영국 런던올림픽에서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