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로 코스피지수가 사흘 연속 급락했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7.79포인트(2.31%) 내린 2018.47에 마감했다. 이는 3월23일(2012.18)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일부터 사흘 동안 153.84포인트(7.1%) 급락하며 2000 선마저 위협받게 됐다. 3일간 낙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23일부터 3일 동안 188포인트 하락한 이후 가장 크다. 사흘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는 86조4479억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9.84포인트(1.85%) 내린 522.07로 끝났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4406억원의 매물을 쏟아내며 낙폭이 커졌다. 개인이 4725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3일 동안 1조593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급락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낙폭이 크다. 이날도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23%)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21%)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국 증시만은 예외였다.

김경덕 BOA메릴린치 전무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이 세계 경기에 민감한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증시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 차익이 상당한 데다 원화 강세로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미국 경제지표와 장 흐름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는 이미 더블딥 가능성을 반영,경기선인 120일선(2088)과 200일선(2051)을 깨고 아래로 내려갔다"며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밑돌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말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원30전 오른 1061원70전에 거래를 마쳤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