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선영ㆍ금강산서 추모행사…금강산 사업 재개 고대

현대그룹이 4일로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8주기를 맞는다.

3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4일 경기 하남시 창우리에 있는 선영에서 고 정 전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 임직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행사를 한다.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을 비롯한 현대아산 임직원 11명은 금강산을 방문해 정 전 회장의 추모비 앞에서 추모식을 할 예정이다.

고인이 세상을 뜨고 나서 만 8년간 현대그룹은 크고 작은 '시련'을 겪었다.

선친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심혈을 기울였던 금강산 관광 사업은 3년 전 중단되고서는 그대로 멈춰 있다.

여러 사건 속에서도 명맥을 이어가던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은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끊겨 재개되지 않는 상태다.

하루속히 관광이 재개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현대아산 등 그룹과의 바람과는 달리 상황이 여의치만은 않다.

2009년 8월 현 회장의 방북으로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기도 했지만 '금강산 관광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남북관계는 더 얼어붙었다.

북한은 급기야 올해 4월 현대그룹이 가진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의 효력을 취소한다고 밝혔고, 이후 금강산 관광 기업에 '재산 정리'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금강산 관광은 남북관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자체적으로 풀어나갈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현대 측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금강산 사업이 중단되면서 현대아산의 피해도 갈수록 늘어 6월 말 기준으로 4천440억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봤고, 직원 수도 수차례 구조조정으로 관광 중단 전(1천여명)과 비교해 70%가량 줄었다.

금강산 관광 사업의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올해 초 현대그룹의 모태나 다름없는 현대건설 인수에 '올인'하기도 했으나 이마저 무산되기도 했다.

현대그룹 대신 현대기아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덤'으로 딸려온 현대상선 지분 문제를 놓고 두 그룹 간, 다시 말해 시숙인 정몽구 회장과 제수인 현 회장 간 갈등은 아직 깔끔하게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고인의 8주기는 현대그룹에 위기 극복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추모식에는 고인의 맏형인 정몽구 회장 등 현대그룹을 제외한 범 현대가 인사들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