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Story] 8개월 남은 총선…정치인의 '연예인' 마케팅
19대 총선이 8개월여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특히 원내 입성을 노리는 원외 인사들의 '동명이인(同名異人)' 연예인을 동원한 마케팅이 눈길을 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으로 경남 거제에서 19대 출마를 준비 중인 김현철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가수 현철 · 김현철 씨,개그맨 김현철 씨 등 4명(위 사진 왼쪽부터)을 모은 '현철 브러더스' 결성을 기획 중이다. 김 부소장은 "가수 현철 씨와는 1996년과 2002년 대선 때부터 호흡을 맞춰 온 사이인데 현철 씨가 다른 현철들과 만나보는 게 어떠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김 부소장은 조만간 다른 현철 세 명과 일정을 논의해 자신의 출마 예정지인 거제도에서 공연을 열 계획이다. 김 부소장은 15대 총선 때부터 거제에서 공천을 받으려고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

[인사이드 Story] 8개월 남은 총선…정치인의 '연예인' 마케팅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출신으로 광주 서갑에서 19대 출마를 준비 중인 정용화 한나라당 광주전남지역발전특위 위원장도 남성 4인조 그룹 '씨엔블루'의 리더인 가수 정용화 씨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정 위원장은 2009년 청와대 재직 시 한 동료의 아이디어로 정씨와 첫 만남을 가진 후 씨엔블루 공연에 게스트로 참석하고,자신의 지역구로 씨엔블루를 초청하는 등 동명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정 위원장은 "지난 1월엔 동생 정용화 씨가 광주에 내려와 다문화 아동 대안학교인 '새날학교'에서 팬 사인회를 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며 "공연 후 지역사회에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새날학교 이사장도 맡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는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직접 음반을 내고 콘서트를 여는 등 본인을 직접 마케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창시절 보컬그룹 멤버였던 정 의원은 2005년 첫 음반을 낸 뒤 지금까지 4집을 취입한 중견 가수다. 가수협회에서 정식 발급한 가수증도 갖고 있다. 2005년 첫 음반 발매 당시엔 국회에서 아이돌그룹 '클릭B'와 조인트 콘서트를 열었다. 지금도 가수 설운도 씨와 탤런트 이덕화 씨,개그맨 이봉원 씨등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설운도 씨 등이 뜨면 지역구에서 반응이 엄청 뜨겁다"고 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19대 총선 때 물갈이 바람이 거셀 것으로 본다"며 "얼굴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연예인 마케팅을 더욱 활발하게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