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 정치도 대중주의 덫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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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 협상이 1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국가 디폴트를 불과 이틀 앞둔 시점이다. 협상과정에서 타협 대신 막가파식 정쟁이 난무했고 위기타개 리더십이 부재했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경제를 볼모로 위험하고도 무모하기 짝이 없는 정치적 곡예를 서슴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부채위기보다 더 위험한 것이 미국의 정치시스템이란 게 영국 이코노미스트지(誌)의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부채상한 증액 협상과정은 그동안 선진 정치시스템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미 의회정치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워 놓고 말았다. 언제부터인가 미 의회는 여야가 대립하고 상 · 하원 양원 법안이 충돌하면서 신물나는 장기전의 장소로 변질돼 버렸다. 오죽하면 중국 공산당을 며칠이라도 빌렸으면 좋겠다는 자조 섞인 얘기까지 나돌았다. 초당적으로 접근할 문제를 놓고도 극한 대립과 벼랑끝 협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2011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놓고도 연방정부 폐쇄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에 임박해서야 겨우 합의에 도달했다. 툭하면 여야가 수개월간의 치킨게임에 돌입한다. 온건 중도파가 사라진 탓도 있겠지만 정치인들이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그들만의 환상에 사로잡혀 상대방의 복지지출 감축안과 증세안을 거부한 것이 타협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공론(公論)보다는 당파성이 협상을 지배했다. 의회민주주의 정신을 가장 잘 지켜왔다고 평가받는 미국 정치마저 이제는 대중민주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는 자탄도 나온다.
부채상한 증액 협상은 타결됐지만 미 연방정부는 앞으로 6개월 혹은 8개월,길면 12개월 정도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났을 뿐이다. 합의안이라는 것도 미봉책에 불과해 언제든 부채 논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빚을 더 낼 수는 있게 됐지만 정부지출의 40%를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한번 부채의 수렁에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이렇게 힘든 것이다. 한국도 지금 그 길로 걸어들어가고 있다.
실제로 이번 부채상한 증액 협상과정은 그동안 선진 정치시스템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미 의회정치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워 놓고 말았다. 언제부터인가 미 의회는 여야가 대립하고 상 · 하원 양원 법안이 충돌하면서 신물나는 장기전의 장소로 변질돼 버렸다. 오죽하면 중국 공산당을 며칠이라도 빌렸으면 좋겠다는 자조 섞인 얘기까지 나돌았다. 초당적으로 접근할 문제를 놓고도 극한 대립과 벼랑끝 협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2011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놓고도 연방정부 폐쇄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에 임박해서야 겨우 합의에 도달했다. 툭하면 여야가 수개월간의 치킨게임에 돌입한다. 온건 중도파가 사라진 탓도 있겠지만 정치인들이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그들만의 환상에 사로잡혀 상대방의 복지지출 감축안과 증세안을 거부한 것이 타협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공론(公論)보다는 당파성이 협상을 지배했다. 의회민주주의 정신을 가장 잘 지켜왔다고 평가받는 미국 정치마저 이제는 대중민주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는 자탄도 나온다.
부채상한 증액 협상은 타결됐지만 미 연방정부는 앞으로 6개월 혹은 8개월,길면 12개월 정도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났을 뿐이다. 합의안이라는 것도 미봉책에 불과해 언제든 부채 논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빚을 더 낼 수는 있게 됐지만 정부지출의 40%를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한번 부채의 수렁에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이렇게 힘든 것이다. 한국도 지금 그 길로 걸어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