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저축하거나 투자할 때 자금 용도나 목적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상품의 구조를 100% 이해하기가 힘든데다 시장변동 역시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아서다. 당초 가입시점과 다른 투자결과가 나오기 십상이다.

투자 포인트는 대략 네 가지 정도다. 안정성과 수익성의 선택,간접투자와 직접투자의 선택,만기보유와 중도매각의 선택,금리 상승기냐 하락기냐의 고민 등이다.

◆4가지 투자 포인트 확인을

첫째 안정성과 수익성의 선택 문제다. 예금상품은 원금이 보장되지만 낮은 수익률이 걸림돌이다. 주식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손실 가능성이 높다. 채권은 확정금리가 지급되나 기업 부도위험에 따른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 보험의 경우 위험은 보장되지만 장기상품이다. 중도에 해지하면 손실이 난다.

둘째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의 선택이다. 직접투자는 증권회사 창구를 통해 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다. 간접투자는 증권회사 또는 은행 창구를 통해 펀드나 채권형 상품 등에 투자하는 경우를 말한다. 직접투자는 시장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고 위험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 반면 간접투자는 수수료 부담이 있다.

셋째 만기보유냐 중도매각이냐의 선택이다. 10년 전만 해도 개인들은 채권 상품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중도매각으로 이익을 얻는 투자가가 많아졌다. 채권에 투자해 만기 전에 보유 채권을 매각하면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자본이득을 챙길 수 있다. 채권 발행자의 채무불이행 위험도 방지할 수 있다.

넷째 금리가 상승세냐 하락세냐의 선택이다. 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라면 예금은 매력이 반감한다. 금리를 후행적으로 반영하는 구조여서다. 실세 금리를 반영하는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최근 남유럽 국가의 재정 건전성 악화 등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기회복세가 더디다. 국내에선 성장세 둔화 및 가계부채 부담 등의 영향으로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지연되고 있다. 실질금리 수준이 계속 낮아지는 이유다.

네 가지 투자 포인트와 금융시장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은행채는 요즘 상황에 딱 맞는 투자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국고채와 통안채 회사채 은행채 등이 있다. 국채의 경우 안정성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다. 회사채는 금리가 높은 대신 안정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은행채,특히 국책은행이 발행하는 은행채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은행채 종류와 특징은

은행채는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산금채를 효시로 기업은행 중금채와 시중은행 은행채 등이 있다. 은행들은 투자자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채권을 현물로 발행하는 대신 등록채(기관투자가) 및 통장식(개인투자자)으로 발행하고 있다. 특히 개인고객 앞 통장식 발행을 통해 채권 실물보관 및 관리에 따른 분실 · 도난 위험을 막고 관리상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예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따라서 채권형 상품보다는 예금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보완자본 조달 등의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해 개인고객에 판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후순위채는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지만 만기가 5년 이상으로 길다. 발행기관이 부도 또는 파산했을 때 말 그대로 변제 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리기 때문에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게 흠이다.

이와 달리 산업은행 등은 채권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특히 오랜 채권발행 역사와 수많은 상품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 고객들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채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은행채 투자 방법은

개인이 은행채에 투자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방식이 있다. 직접투자는 증권회사에서 계좌를 개설한 이후 직접 은행채를 매수하는 방법이다. 이럴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가격 변동 위험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중도에 매각하면 실세금리에 따라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

은행채에 대한 간접투자는 은행창구에서 통장식 채권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금리 변동에 관계없이 확정금리로 상품을 구매하는 효과가 있다. 중도상환의 경우에도 은행 앞 중도상환을 청구해 일정 수준의 상환이율로 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원금 이상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은행채 매력 커진다"

최근 들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실질금리 수준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금융자산을 보유한 개인이나 기업 입장에선 역마진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은행 예금 위주로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개인들은 안정성이 보장되면서 실세금리가 반영되는 은행 채권형 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금리가 후행적으로 반영되는 예금에 비해 채권형 상품은 실세금리를 기본으로 우대금리가 추가되는 구조다. 투자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다만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 한도로 보장되는 예금과 비교할 때 채권형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에서 제외돼 있다. 발행기관의 안전성을 체크하는 게 필수다.

◆산금채 수익률 연 4.73%

요즘 가장 매력적인 은행채 상품은 산은의 대표적인 채권형 상품인 'U-베스트 인터넷 산금채'다. 우선 안정성과 수익성이 뛰어나다. 산업은행은 정부 및 정부출자 기관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어떤 상품보다 안전한 이유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산금채 시장금리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다. 장단기 금리 차이가 거의 없고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시기에는 1년 만기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가입할 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창구에서 직접 가입할 때보다 0.1%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신규 가입자는 우대금리 0.3%포인트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1년짜리 산금채 신규 고객의 연평균 수익률은 4.73%다.

이원식 산업은행 자금부 시장조달팀장 sonlhs@kd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