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6월 말을 저점으로 반등할 것입니다. " "앞으로는 금융주와 내수주에 집중해야 합니다. "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의 반등폭이 클 겁니다. "

한국경제TV 와우넷에서 전문가로 활동 중인 강동진 버크셔리서치컨설팅 대표(52 · 사진)가 지난달 20일자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던 내용들이다. 인터뷰가 나온 당일 2019.65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는 다음날부터 반등을 시작해 이달 들어 2100선을 회복했다. 음식료와 의류,유통 등 내수주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으며 금융주도 힘을 보탰다. 반면 '차 · 화 · 정(자동차,화학,정유 관련주)'으로 요약되는 기존 주도주는 여전히 힘을 못 쓰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540선까지 올라오며 좋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한 달 전 내놓은 예측이 모두 들어맞은 셈이다.

강 대표는 이처럼 예측이 들어맞은 비결에 대해 "시장 사이클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러 기술적 지표와 수급상으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미국의 내구재주문 지표와 필라델피아제조업 지수 등이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에 코스피지수도 조만간 바닥을 칠 것으로 봤다는 것이다. 업종별 주가 흐름에 대한 예측과 관련해서는 "시장의 큰 흐름이 쏠리는 곳에 수익은 없다"는 말로 설명을 요약했다. 강 대표는 "유동성이 한쪽으로 몰리면 투자의 기회는 항상 반대편에서 생긴다"며 "기업 실적 및 사업전망이 좋은데 차 · 화 · 정 쏠림 현상으로 주가가 오르지 못했던 중소형주와 금융주가 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시장을 예측하는 주요지표로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주의깊게 본다고 했다. 이를 근거로 그는 "1분기 1.9%,2분기 1.8~2%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 GDP 증가율이 3분기 이후부터는 3% 가까이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하반기 증시 강세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싼 미국 정부와 공화당의 힘겨루기 영향으로 조정받고 있는 코스피지수는 8월 둘째주까지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표는 "8월 둘째주에 있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과 옵션만기일까지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 같은 조정이 마무리된 8월 중순부터는 상승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지수가 다시 상승할 때 시장을 주도할 업종으로는 역시 금융주를 꼽았다. 관련 종목 전반의 실적이 나쁘지 않은 데다,지난주 발표된 투자은행(IB) 및 헤지펀드 육성 방안에 따른 수혜를 직접적으로 볼 것이라는 게 이유다.

강 대표는 "IB 육성방안에는 산업자본에 비해 왜소한 금융자본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만큼 직접적 연관이 있는 증권주뿐 아니라 금융주 전반의 호재로 작용한다"며 "차 · 화 · 정이 주춤한 사이에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금융주가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형주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로 전력 이용의 효율성이 부각되면서 전력을 효과적으로 저장하는 장치산업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LG화학은 주가가 많이 올라 있지만 2차전지 분야의 성장성이 여전히 좋은 만큼 긍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며 "삼성SDILS 역시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등의 이슈와 맞물려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소형주 중에서도 2차전지 부품 · 원료인 양극활물질과 전구체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