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명문사립 의대 출신으로 미스 필리핀 지역예선 3위에 올랐던 '승근이 엄마' 이자스민 씨(34)는 7월부터 서울 프레스센터의 서울시 외국인생활지원과로 출근한다.

서울시는 30일 외국인 지원 부서에 실제 외국 출신 이주여성을 공무원으로 임명했다. 베트남에서 온 팜튀퀸화 씨(31),중국인 유학생 김홍 씨(33),몽골 출신 촐롱체첵 씨(37)까지 모두 4명의 이주여성이 서울시 공무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이자스민 씨는 항해사였던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우며 서울에 15년째 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딸을 구하려다 급류에 휩쓸린 남편을 잃은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나 주변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여섯 살,두 살짜리 두 딸의 엄마인 팜튀퀸화 씨는 하노이국립대 한국어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서울대 국어교육과 석사 과정을 수료한 재원이다. 한국인 남편과는 하노이대 재학 시절 펜팔로 만나 2005년 결혼했다.

팜튀퀸화 씨는 "서울이 잠깐 머무르는 곳이 아닌 제2의 고향이라는 생각으로 서울시의 성숙한 외국인 지원정책에 힘을 합쳐 서울을 외국인이 살기 편하고 즐거운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칭다오 출신 유학생 김홍 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서양음악을 전공하는 중국인 남편과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촐롱체첵 씨는 저출산 대책 담당관으로서 서울시 상공회의소로 출근한다. 그는 몽골에서 대학 졸업 후 2006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2남1녀를 두고 서울에서 행복한 삶을 꾸려가고 있는 6년차 결혼 이민여성이다.

서울시가 채용한 외국인 공무원은 제2의 고향인 서울에 거주하는 36만여명 외국 주민들의 대변자 역할을 한다.

다문화정책 개발 지원과 외국인 커뮤니티 관리 프로그램 운영, 다문화가족 고충상담 등의 업무를 진행하면서 소통의 중개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