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미혼 남성 절반 정도는 결혼 후 아내가 사회생활에서 자신보다 지위가 더 높게 올라가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연애결혼 정보업체 커플예감 필링유와 공동으로 지난 23∼29일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남녀 532명(남녀 각 266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결혼 후 직장에서의 지위는 부부 중 누가 더 높게 올라가는 것이 바람직할까요?'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남성 응답자의 51.5%가 '남편'으로, 48.5%는 '누가 더 높게 올라가도 상관없다'고 답해 거의 반반씩을 차지했다.

그러나 여성은 10명 중 8명 가량인 79.0%가 '남편'으로 답해 남성보다 높고 21.0%가 '누가 더 높아도 상관없다'고 답했다.

'맞벌이 할때 부부간의 수입은 누가 더 많은 것이 바람직한가?'에서도 남성의 61.2%와 여성의 70.6%가 '남편이 훨씬 많아야'(남 45.1%, 여 47.7%) 혹은 '남편이 다소 많아야'(남 16.1%, 여 22.9%) 등과 같이 남편이 많은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고 '누가 많아도 상관없다'는 남성 32.3%, 여성 24.8%가 지지했으며 '비슷한 것이 좋다'는 응답자는 남성 6.5%, 여성 4.6%에 그쳤다.

◆ '결혼 후 아내가 지위, 수입 우위여야!'는 몇 %?

직장에서의 지위나 수입 측면에서 아내가 우위여야 한다는 응답자는 남녀 불문하고 단 한명도 없었다.

비에나래의 손동규 명품커플위원장은 "학교성적이나 각종 국가고시 등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사회생활에서 아내가 남편을 앞설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수긍한다"라며 "그러나 아직도 전통적인 성 역할 의식이 잔존해 있기 때문에 여성에게 직장에서의 우위를 강요하거나 강요당하는 데 대해서는 남녀 똑같이 부담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 미혼男 25% "아내가 더 출세하면 본인이 가사 책임"

'결혼 후 아내가 사회활동을 더 성공적으로 영위할 경우 가사는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남녀간에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65.8%가 '반반씩 한다'고 답했고, 25.4%는 '남편이 더 한다', 나머지 8.8%는 '가사 도우미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여성은 45.9%가 '가사 도우미를 이용한다'고 답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반반씩 한다'(34.5%)와 '남편이 더 한다'(19.6%)가 뒤를 이었다.

◆ 미혼남 91% "아내가 출세해도 가사 도우미는 안 써"

여성들은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할 경우 가사 도우미를 활용해야한다는 의견이 높았으나 남성은 부부 중 누군가가 처리하면 된다는 의식이 강한 것을 알수 있었다.

커플예감 필링유의 조은영 명품매칭매니저는 "여성은 가사나 육아 등에 대한 책임감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강하고 또 그 어려움도 구체적으로 파악한다"며 "그러나 남성은 과거에 비해 관심은 더 높아졌으나 현실적인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 결혼 후 배우자대비 강점, 男 '경제활동'-女 '가사'

'결혼생활 중 자신이 배우자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것'으로는 남성의 경우 '경제 활동'(33.8%)을 가장 높게 꼽았으며 '사회생활 전반'(18.0%), '가족관리'(15.0%), '가사'(14.2%), '취미활동'(11.3%) 등의 순이었다. 여성은 '가사'(34.2%)를 가장 높게 꼽았고 '육아'(19.6%), '내조'(16.2%), '취미활동'(11.8%), '직장 장기 유지'(9.8%) 등의 순서를 보였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