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도쿄전력의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결산 주주총회는 역대 주주총회 사상 가장 많은 920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로 주가가 추락하고 대규모 손실이 난데 대한 분노를 토해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시내 호텔에서 이날 오전 열린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경영진에게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인생을 절단당한 사람이 있고, 아이들은 방사성 물질에 노출됐다”며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따졌다.

또 다른 주주는 “원래 대로라면 도쿄전력은 도산했을 것이다. 경영진은 전 재산을 매각해 원전 사고 피해 배상금으로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도쿄전력은 이날 1조 2473억엔의 순손실을 보고했다. 가쓰마타 쓰네히사 회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커다란 심려를 끼쳐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여성 주주는 “원전 사고에 책임이 있다면 주총 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의장 해임을 제안하기도 했다.

주주 가운데 402명은 도쿄전력을 파탄으로 몰아넣은 원자력발전소를 모두 폐쇄하라고 요구하며 주총 안건으로 ‘원전 폐지’를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도쿄전력이 지금처럼 된 것은 과거 임직원들에게도 책임이 있는 만큼 퇴직자가 기업연금을 받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총장에 입장 인원이 제한되자 일부 주주들은 몸싸움을 벌이며 항의했다. 호텔 주변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수백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이날 도쿄전력 주주총회에는 역대 최다인 9282명의 주주가 참석해 의견을 내고 경영진을 비판했다. 5600석으로 제한된 주총장에 들어가지 못한 주주들은 별도로 마련된 회의장에서 모니터를 통해 주총 상황을 지켜봤다.

도쿄전력 외에 주부(中部)전력과 규슈(九州)전력, 호쿠리쿠(北陸)전력도 이날 주총을 열었다. 주부전력은 주주 2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총을 열어 경영 현안을 논의했다. 주부전력은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운전 중단을 지시한 하마오카 원전의 운영사이다.

일부 주주들은 하마오카 원전의 운전 중단 등 원전 폐지를 요구했으나 미즈노 아키히사(水野明久) 사장은 “길게 보면 원전 가동이 주주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면서 “하마오카 원전의 조기 가동 재개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