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홈페이지 시청자 항의글 폭주
KBS "특정인의 삶 다룬 인물 다큐멘터리 아니다"


KBS1 TV가 24, 25일 이틀에 걸쳐 방영한 한국전쟁 61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전쟁과 군인’의 후폭풍이 거세다.

역사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해당 프로그램이 친일파 백선엽 장군을 ‘전쟁 영웅’으로 묘사했다고 주장했다.

백선엽은 일제 치하 항일세력 토벌로 악명을 떨친 간도특설대에서 활동해 2004년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된 인물이다.

시민단체와 언론단체 등은 지난주 방송에 앞서 "해당 다큐멘터리가 백씨의 친일파 행적은 제외하고 한국전쟁에서의 활약상만을 집중 조명해 일방적으로 미화했다"며 방송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시청자들은 방송사 홈페이지 '시청자 상담' 게시판 등을 통해 "잔악한 친일 행위자인 백선엽을 영웅시하는 다큐멘터리가 공영방송 KBS에서 방송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불쾌하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의 전공(戰功)을 집중 부각하여 이를 방송에 내보냈다는 것은 숭고한 희생을 바탕으로 조국을 지켜낸 다른 호국 선열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시청자 의견은 주말내 900여건이 접수됐다.

KBS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전쟁을 조명하려는 의도로 기획한 것으로 특정인의 삶 전체를 다루는 인물 다큐멘터리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자료 조사과정을 통해 한림대 동아시아문화연구소에서 한국전쟁 당시 미공개 영상자료 3000분 가량을 발견했다" 며 "이 가운데 백선엽 씨의 영상이 포함돼 있어 백씨가 프로그램의 주요 테마로 나오게 됐을 뿐 '미화할 의도로 만들어졌다'는 일부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KBS는 이어 "실제로 백씨는 한국전쟁의 주요 고비에 등장해 활약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군인이었음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며,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됐다는 사실도 프로그램을 통해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시은 기자 showti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