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최신 무기는 자신을 지지하는 무장 여성들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 보도했다.

카다피 정부는 26일 외신기자 50여명을 트리폴리에 있는 여성 대원 훈련소의 퇴소식에 초청, 500여명의 여성과 소녀들이 카다피를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취재하도록 했다.

이날 현장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외신기자 앞에서 손뼉을 치고 노래를 부르며 주먹을 불끈 쥐면서 카다피지지를 외쳤다. 일부 여성들은 카다피의 얼굴이 그려진 녹색 스카프와 배지를 착용했다.

이 모습은 흡사 가수를 따라다니는 소녀팬(groopie)을 보는 것 같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런던에서 국제학교에 다닌 적이 있는 14살 소녀 파티마 하산은 "카다피가 살해된다면 나도 따라 죽을 것" 이라며 "그가 죽는다면 우리 국민 모두가 자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이런 모습은 흡사 우상 숭배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파티마는 "무아마르 카다피를 사랑한다" 며 "그는 우리를 먹여살리고 자유를 주고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고 말했다. 압둘 카셈(39)은 "나는 나 자신과 조국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나디아 알리(30)도 "카다피는 우리의 아버지이며 그는 리비아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카다피는 42년의 통치 기간 동안 여성 경호원을 고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훈련받은 여성들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리비아 여성들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에 맞선 정부군에 참여해 훈련을 받고 있다" 면서 "그들의 주된 역할은 가정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사랑과 창조의 상징인 모든 어머니가 폭탄이자 살인 기계가 될 수 있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말해 상황에 따라 이들이 총동원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