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 초동면 봉황리의 꽃새미마을은 맑은 계곡과 숲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야생화와 허브 등을 마을 어느 곳에서나 접할 수 있다. 마을 이름도 꽃이 사계절 내내 샘처럼 피어난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2003년 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됐다.

태백산맥의 끝자락인 종남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다. 마을 앞은 봉황의 날개를 치는 형상으로 봉황저수지가 늘 푸른 자태를 자랑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산으로 둘러싸여 계곡이 많아 피서철에는 여름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산책로 탐방,뗏목타기,물고기 잡기,물놀이,각종 농산물 성장과정 관찰 등 살아있는 체험을 누릴 수 있다. 자연 속에서,자연의 일부가 돼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은 30가구 78명이 2005년부터 농촌관광을 본격화했다. 우선 단감따기나 옥수수 따기,고구마캐기 등 농촌체험행사로 출발했다. 허브와 된장,장아찌,막걸리,손두부 등 전통 먹을거리를 활용한 체험 등으로 확장했다. 이 덕택에 지난해 마을을 찾은 사람은 6만여명.소원돌탑축제와 정월대보름행사 등으로 볼거리가 풍부해진데다 삼성화재 부산지점,유성정밀 등과 자매결연을 맺어 방문자가 크게 느는 추세다.

이 마을의 대표적인 체험활동은 허브체험.1만7000㎡ 규모의 '참새허브농장'에서는 허브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달바위'라 이름 붙여진 멋스러운 바위를 지나면서 허브체험은 시작된다. 농장으로 들어서면 향긋한 냄새가 방문자에게 인사를 건넨다. 농장 곳곳에서 천리향이 뿜어져 나온다. 농장주변에는 로즈마리,세이지 등 다양한 종류의 허브가 널려 있다. 관상용이 아니라 만져보고 먹을 수 있다.

농산물 수확체험도 인기 코스.농장 곳곳에 심어놓은 다양한 허브를 직접 따서 입맛에 따라 먹을 수 있다. 허브차를 끓이거나 삼겹살 등 고기를 구워먹을 때도 상추나 깻잎 대신 허브를 쌈으로 먹는다. 삼겹살용으로는 쌉싸래한 맛을 지닌 할련화가 좋다는 것이 농장 직원의 귀띔이다.

허브비누 만들기와 양초만들기 등 허브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농장에는 체험공간도 마련돼있다. 전통방식으로 지어놓은 황토집에서 민박을 할 수도 있다. 숙박요금은 방크기에 따라 5만~10만원 선.레일바이크 시설도 갖추고 있다. 10여m에 불과하지만 페달을 밟으면 레일 위를 미끄러지듯 굴러가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농산물과 특산물도 자랑거리다. 허브 외에도 벼와 단감,야생화 등 각종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이용해 손두부 만들기,일곱가지 무지개 짱아지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특산물도 판매한다. 이 마을은 200여종의 허브와 야생화를 심어 허브 관련 체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허브상품도 개발했다. 단감을 이용한 감식초 ,허브새싹 비빔밥,허브백숙 등 허브향이 가득한 음식들을 개발했다. 마을에서는 맑은 계곡물과 환경을 이용,미나리를 특산물로 개발 중이다. 내년부터 미나리를 생산해 체험활동과 함께 음식을 선보일 계획이다.

꽃새미마을의 옛 이름은 방하동.밀성 손씨와 경주 이씨 일파가 살다가 평산 신씨 일파가 들어와 함께 살고 있다. 제비가 복을 물어다 준다고 해서 붙여진 연복골,종남산에서 뻗어 나오는 능선이 용의 등처럼 생겼다 하여 불려진 용대등,옛날부터 아이를 가지고자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는 대왕바위 등을 찾는 사람이 많다.

밀양으로 넘어가는 방동고개에는 소원돌탑이 눈에 띈다. 지방관리를 채용하는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방동고개를 넘어가면서 산짐승이나 산적으로부터 피해를 막기위한 염원을 담아 조그마한 돌멩이를 쌓아 만든 것이다. 이제는 가족안녕 등 소원을 비는 탑이 됐다. 등산과 산책코스로 찾을 만하다.

꽃새미마을 인근에는 가볼 만한 곳도 많다. 옛날 선조들이 농경생활에 사용하던 1000여점의 농기구와 생활도구를 전시한 미리벌 민속박물관,임진왜란 때 큰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사명대사가 태어난 생가지와 유품을 전시한 박물관도 있다.

마을에서 초동면을 거슬러 무안면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표충비를 모셔놓은 표충비각공원을 만난다. 밀양의 얼음골과 무봉사 태극나비,만어사 어산불영경석과 함께 밀양의 4대 신비로 불리는 표충비는 임진왜란 때 국난을 극복한 사명당의 높은 뜻을 새긴 비석이다. 국란 때마다 비면에 땀을 흘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남루 앞에선 '신라의 달밤''이별의 부산정거장' 등 대중가요 3000여곳을 작곡한 박시춘 선생의 옛집도 만나볼 수 있다.

마을에서 8㎞ 거리에 전국에서 유명한 부곡온천이 있다. 표충사와 만어사,재약산 사자평 억새도 밀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영산IC에서 빠져나가면 된다. 차를 20여분 몰면 창녕,초동면 범평을 거쳐 신월다리를 건너면 마을에 도착한다. 남밀양IC에서 나와도 된다. 진부 마산 창원방면에서 오면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동창원IC나 남밀양IC로 나오면 진영,창원 대산,밀양수산을 거쳐 신월다리를 건너면 방동 꽃새미마을을 만난다. 055-391-3825 또는 017-583-1346,홈페이지(www.kkotsaemi.go2vil.org) 참조.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