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음료 시장에서 '마시는 홍초'와 '백년동안'으로 각각 1，2위를 달리고 있는 대상과 샘표식품이 상대방 회사 '핵심 인력 빼가기'를 놓고 법정 다툼에 나섰다.

23일 서울지방법원에 따르면 샘표식품은 지난 4월 자사에서 대상으로 이직한 홍모씨를 상대로 "영업 비밀 유출 우려가 있으니 1년간 대상에서 근무하면 안 된다"며 경업(競業 · 경쟁사에 취업)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피신청인인 홍씨는 지난해 4월 말부터 샘표식품의 '백년동안' 음용식초 사업부의 구매담당 과장으로 근무했다. 홍씨가 소속한 팀의 업무는 상품 구매전략 · 계획 수립，발주 · 반품 관리，신제품 개발 지원，증정품 구매 조달 등 대외 비밀 사항이었다. 특히 홍씨는 팀 내에서 '백년동안' 구매 업무를 담당하면서 번들팩(묶음제품) 단가 정보 관리，원재료 구매단가，원액 세부 배합비，식초 원액 원가 테이블 등 'A급' 영업 정보를 관리했다. 샘표식품 측은 "협력업체별 가격 합의서，천연식품 단가 합의서 등의 정보도 다루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회사 내에서 이런 A급 정보를 관리하고 있던 홍씨는 입사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 3월 말，갑자기 "개인 사업을 하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샘표식품 측 주장에 따르면 홍씨는 퇴사 후 개인 사업이 아닌 경쟁 업체인 대상에 4월 입사해 SCM(공급망관리) 운영 1팀에 근무하면서 음용식초 관련 제품 수급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샘표식품은 "홍씨가 가지고 있는 정보로 충분히 우리 제품을 즉시 모방할 수 있고，샘표 측의 세부적인 단가 정보를 입수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홍씨는 입사 때 비밀유지 서약서에 서명했다"며 "서약서에 따라 경쟁사에 취업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면 현업에서 통상 인정하고 있는 대로 경쟁업체 취업은 1년간，영업비밀 누설은 5년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상 측은 "홍씨는 ERP 관련 전문가이고, 해당 부서 인력이 필요해 경력 사원으로 채용한 것"이라며 "현재 음용식초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샘표의 식초 음료 관련 정보를 입수할 의도도 필요성도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