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대외악재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이틀째 하락, 장중 한때 2000선까지 밀렸다. 그러나 장 후반 낙폭을 줄여 지난달 저점이 놓인 심리적 지지선 2030선은 회복해 장을 마쳤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70포인트(0.72%) 떨어진 2031.93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그리스 재정위기 해결에 대한 불안과 다소 엇갈린 미국 경제지표 등의 영향으로 혼조세로 장을 마친 상황에서 지수는 2050선을 회복하며 오름세로 장을 출발했다. 그러나 외국인 매물 부담이 커지면서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후 기관마저 매도 우위로 전환하면서 한때 2008.84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이 이틀째 '팔자'에 나서 운수장비, 화학, 유통 업종 등을 중심으로 197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관은 전기전자, 운수장비 업종을 위주로 1921억원어치 매물을 내놨고, 개인은 65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서면서 프로그램도 장중 순매수로 전환,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4024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2598억원 순매수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은 6622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쳤다.

업종별로 전기전자는 실적 우려가 가중되면서 3%대 폭락했다.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한때 4%까지 낙폭을 확대했으나 장 후반 외국인이 매수 우위로 전환, 낙폭을 소폭 줄였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삼성SDI 등이 3∼6%대 밀렸다.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6%대 떨어져 장을 마쳤고, LG전자도 6거래일째 약세를 이어갔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 장기 표류 우려로 4% 넘게 급락, 금융업종이 1%대 하락했다. 이와 함께 운수장비, 의약품, 보험 등이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건설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 기대에 힘입어 2%대 강세를 탔다. 5% 넘게 뛴 GS건설을 비롯해 대림산업 현대건설, 대우건설, 금호산업 등이 1∼10% 올랐다.

종이목재, 기계, 섬유의복, 전기가스, 음식료 등의 업종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시가총액 10위권 내 현대모비스,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한 전 종목이 내렸다.

두산그룹주가 과매도 상태란 외국계 증권사의 분석에 강세를 나타냈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이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이지바이오에 인수된 마니커는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에도 불구하고 투신권 등 기관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코스피지수가 약세를 나타냈다"며 "기관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로스컷(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론 난항을 겪고 있는 그리스 추가 지원 문제가 코스피지수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7개를 비롯해 393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4개 등 419개 종목은 하락했고 87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오전장 선방하던 코스닥지수도 오후 들어 약세로 전환, 이틀째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21포인트(0.26%) 내린 459.33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