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3세 시골소년이 악성 뇌종양을 앓고 있는 어머니의 치료를 위해 한달간 300km를 걸어 도시에 도착해 구두닦이로 치료비를 번 사실이 알려져 대륙을 감동시켰다.

광저우(广州) 지역신문 광저우일보(广州日报)는 10일 현재 광저우(广州)의 모 병원에서 어머니 병수발을 하고 있는 13세 소년 뤄웨이커(骆伟科)의 사연을 소개했다.

광둥(广东)성 허위안(河源)시에 거주하고 있는 샤오뤄 가족은 지난 2009년 부친이 급성 뇌출혈로 사망하면서 가정 형편이 급격히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샤오뤄의 어머니 뤄루자오(骆如娇, 51) 씨는 두 자녀를 키우기 위해 보모 일을 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지만 올해 2월부터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고 두통이 잦아졌으며, 구토 증세를 보였다. 병원을 찾은 그녀는 검사 결과, 악성 뇌종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사는 즉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7만위안(1천1백만원)이나 되는 수술비에 전체 치료 비용이 20만위안(3천4백만원)이 넘는다는 의사의 말을 듣자 그녀는 치료를 포기했으며, 조금이라도 생계의 부담을 덜고자 아들인 뤄웨이커를 여동생 집에 맡겼다.

그런데 5월 들어 뤄루자오는 여동생으로부터 뤄웨이커가 갑작스레 사라졌다는 청천벽력같은 전화를 받게 된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고 보름에 걸쳐 수색 작업을 펼쳤지만 뤄웨이커의 행적은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아들이 실종된지 한달여가 지난 후, 뤄씨는 지인으로부터 아들을 찾았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뜻밖에도 뤄웨이커가 광저우에 있으며, 혼자서 구두닦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뤄웨이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모의 집에 있던 중 우연히 이모가 어머니와의 통화 중에 뇌종양에 관한 사실을 듣게 됐다"며 "이후 어머니에게 내 스스로 도움을 줄 수 없을까 하고 고민하던 중 문득 '도시에서 구두닦이를 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실행에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뤄웨이커의 말에 따르면 스스로 폐목재를 이용해 구두닦이함을 만들고, 관련 물품을 구입해 이모의 집을 나섰다. 그는 인근 도시인 광저우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한달간 국도를 따라 걸었으며, 야생 잡초와 빗물 또는 하천 물로 끼니를 때웠다. 잠은 숲이나 황무지에서 잤으며, 어느 날은 뤄웨이커를 불쌍하게 여긴 시민이 그에게 먹을거리를 건네줬다.

그렇게 뤄웨이커는 한달간의 '대장정'을 통해 5월 중순에 광저우에 도착했으며, 도착했을 때 그의 신발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허위안에서 광저우까지의 거리는 대략 계산해도 300km가 넘는다.

광저우에 도착한 그는 동향 분의 도움을 받아 광저우 시내 부근 병원에서 1인당 2위안(340원)을 받으며 구두닦이를 시작했으며, 구두닦이함에는 자신의 사연을 소개한 편지를 붙여놔 지나가던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부 행인은 그의 '효심'에 감복해 수십위안(1위안=170원)에서 수백위안을 주기도 했으며, 덕분에 구두닦이를 시작한지 5일만에 8백위안(13만4천원)을 모았다.

언론 보도를 통해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대륙은 감동했으며, 중국 각지에서 뤄웨이커를 향한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또한 인터넷상에는 "정말 눈물없인 들을 수 없다", "모든 중국 자녀는 뤄웨이커의 효심을 배워야 한다", "기사를 읽는데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오랜만에 진정한 감동을 느껴 눈물이 났다" 등 반응을 보였으며, "어머니가 하루빨리 쾌원했으면 좋겠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뤄웨이커의 어머니는 지인들의 도움으로 광저우 시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뤄웨이커는 계속 어머니 병상을 지키며 간호하고 있다.

뤄웨이커는 "단지 어머니를 치료하고픈 마음에 가출해 구두를 닦았을 뿐인데 이렇게 반향이 클 줄은 몰랐다"며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온바오 강희주]